백두대간 이화령에 고라니가 나타났다
백두대간 이화령에 고라니가 나타났다
  • 엄경철 기자
  • 승인 2013.01.07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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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구간 이동 확인… 생태축 복원 '신호탄'
지난해 복원된 백두대간 이화령 야생동물 이동 통로에 고라니가 출현한 것이 포착됐다.

87년만에 복원된 한반도의 중심 생태축으로 야생동물이 이동하고 있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7일 행정안전부가 제공한 영상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이화령 구간에 설치된 CC(폐쇄회로)TV에 처음으로 두마리의 고라니가 이동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행정안전부는 이화령 백두대간 복원 구간에 지난해 12월 14일 CCTV 2대를 설치해 야생동물의 이동상황을 모니터링해 왔다.

이날 오후 5시23쯤 고라니 한 마리가 조령산에서 백화산으로 이동하는 장면이 촬영됐다.

이어 19분 뒤에 괴산군 방향에서 조령산으로 이동하는 암컷과 수컷으로 추정되는 고라니 한쌍도 모습을 드러냈다.

야생동물 이동통로에서는 고라니의 배설물이 곳곳에서 확인됐다.

행안부는 CCTV에 이달 4일과 5일에도 고라니의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환경생태전문가들은 “고라니가 생태통로에 나타난 것은 생태축의 복원으로 볼 수 있다”며 “백두대간에 서식하는 각종 야생동물들이 생태통로를 이용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맹형규 행안부 장관은 “고라니 이동은 이화령 구간의 생태계가 복원되기 시작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 복원이 시급한 백두대간 단절 구간 12곳도 복원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행안부는 백두대간 단절구간인 대관령(강원도 강릉), 육십령(전북 장수), 벌재(경북 문경), 눌재·비재·화령재·목장도로·백두대간 숲 생태원(이상 경북 상주), 사치재·여원재·노치·정령치(이상 전북 남원)에 대한 추가 복원사업을 벌일 예정이다.

행안부는 지난해 일제강점기에 단절된 백두대간 이화령 구간을 잇는 길이 80m, 폭 50m의 생태통로를 사업비 48억원을 투입해 만들었다.

이화령은 백두대간의 본줄기로서 중부지방인 충북 괴산군과 영남지방인 경북 문경시를 잇는 한강과 낙동강의 분수령이다.

1925년 일제가 신작로화를 명분으로 도로를 개설해 끊어졌고, 1952년 확장공사, 1978년 포장공사로 원형이 훼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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