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지사에 거는 기대
경제부지사에 거는 기대
  • 남경훈 기자
  • 승인 2012.10.30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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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남경훈 취재1팀장(부국장)

경기도는 지난 7월 말 삼성전자와 평택 고덕국제화도시 일원 395만㎡(약 120만 평) 규모의 산업단지 용지분양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은 이곳에 시스템반도체, 태양전지, 바이오 헬스, 의료기기 등 신수종사업을 집중 육성,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투자규모만 100조원 이상이다. 투자가 완료되면 3만명 이상의 고급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충북 입장에선 경기도가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더욱이 삼성이 새로운 사업으로 선택한 업종이 ‘생명과 태양’을 기치로 내건 충북도의 주력 산업과 중첩되기 때문이다.

바이오 헬스나 의료기기 등 바이오분야는 오송생명과학단지를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는 충북도의 핵심사업과 유사한 면이 많고, 태양전지 등도 군침을 흘리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이같은 결과는 경기도가 지난 5년간 삼성전자를 유치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왔기 때문에 가능했다. 고덕국제화도시를 융복합도시로 만들기 위해 국토부와 25차례 협의를 거친 끝에 산업단지를 지정받았다. 폐수처리시설 등 기반시설 설치를 위해 국회와 관련 부처를 수십 차례 방문한 결과 국비 지원 근거도 마련했다. LH공사와 수차례 협의해 택지배치도 조정했다. 이런 피나는 노력 덕분에 삼성의 미래산업 거점지역을 확보할수 있었다.

눈을 안으로 돌려 지역을 보면 한심하기 그지없다.

청주산단을 중심으로 성장을 거듭해오던 LG생활건강이 충남 천안을 미래성장거점지역으로 선택했다는 소식은 충북도의 기업유치 전략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그대로 노출시켰다. 이는 충분히 예견됐던 일이기에 더욱 허점이 커 보인다.

LG는 국내에서 삼성 다음으로 두번째로 많은 제조업 생산현장을 갖고 있는 굴지의 기업이다. 일찍이 청주에 터를 잡으면서 30년이나 넘은 기업이기도 하다. LG가 청주를 비롯 충북에 연고를 갖고 있는 대기업이라는데 지역민들은 주저하지 않는다.

삼성이 경기도를 택한 것을 놓고 일부에선 수도권규제완화 등 정부정책의 문제점을 드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는 핑계에 불과하다.

기업은 치열한 경쟁 환경에서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혁신을 하고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한다. 그를 통해 수많은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한다. 기업의 전략적 의사결정과 혁신, 그리고 적기 투자는 생존에 있어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며 일자리 창출의 근원인 것이다. 바로 경기도는 이런 점을 꿰뚫어본 것이다. 따라서 LG생건의 천안 용지 매입은 아쉬움이 크다.

다행히 충북도가 정무부지사를 폐지하고 경제부지사를 도입키로 하고 공모절차에 돌입한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LG생활건강과 같이 지역과 함께한 대기업이 더이상 타지역에 눈을 돌리지 않도록 충분히 귀를 기울여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민선 5기 들어 도민들의 경제활성화에 대한 기대는 더 크다. 경제자유구역지정, 충주기업도시, 오송첨복단지 구체화 등 굵직한 현안 사업에 테두리가 정해졌다. 이제는 이 안을 무엇으로 채우느냐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마도 경제부지사가 앞으로 해야할 일일 것이다.

일부에서는 경제부지사 역할을 정부예산 확보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해마다 단발적으로 이뤄지는 국비확보용 보다 충북의 미래를 책임질 우량 기업을 유치하고, LG생건 처럼 좋은 기업이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어려움을 해결해 주는데 중심을 두는 것이 더 중요하다.

경제부지사에 거는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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