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열 <충북도 선관위 홍보담당>

얼마 전 TV에서 방영된 다큐멘터리 '슈퍼 피쉬'를 시청하게 됐다. 이 다큐의 첫번째 이야기는 이탈리아 산피에트로 섬의 참치잡이로 시작한다. 이 지방의 참치잡이 방법은 산란을 위해 무리지어 이동하는 길목에 그물을 쳐서 참치를 잡는 것인데, 대략 20명 정도의 어부가 4척의 배를 이용한다.

사방으로 쳐진 긴 함정그물로 참치를 유인해 포획하는 지중해식 전통 참치잡이인 '마탄자 방식'이라 한다. 그런데 참치들을 이 '죽음의 방'으로 유도하는 역할을 하는 건 잠수부 한명이 한다. 참치떼에도 우두머리가 있어 이 우두머리 참치만 유도하면 다른 참치들도 한꺼번에 모두 잡을 수 있다고 한다. '죽음의 방'에서 최후를 맞이하는 참치떼를 보면서 대표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느끼게 됐다. 우두머리 참치의 어리석은 행동 때문에 참치집단 전체가 죽음의 길로 가게 된 것이기 때문이다.

12월 19일. 제18대 대통령선거가 이제 10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각 정당과 후보자는 대권을 향해 호소력 있는 공약개발과 훌륭한 후보자를 내기 위한 작업들로 분주한 모습이다. 선거는 참공약과 훌륭한 인재를 찾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참공약이 어떤 것이고 훌륭한 인물이 누구인가를 구별해 내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에겐 훌륭한 후보자를 선택하는 올바른 눈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공명선거 정착을 위한 노력으로 돈 선거가 더 이상 통하기 어렵다는 국민적인 공감대는 형성됐으나 그 내면에는 아직까지 음성적인 금품수수가 존재하고 학연·지연·혈연 등 연고관계로 후보자를 선택하거나 흑색·비방선전 및 허위사실 유포로 판단이 흐려져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제는 잘못된 관행을 깨끗이 지워버리고 후보자의 정책을 꼼꼼히 따져 그 정책을 추진해 나갈 수 있는 역량과 자질을 갖춘 후보자를 뽑아야 한다. 즉 선거는 정책의 선택이고 정책을 추진하는 역량과 자질의 선택인 것이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 입후보 할 후보자들은 나라와 민족을 생각하고 국민을 먼저 생각하며 국민이 무섭다는 사실을 잘 아는 애국자이길 바란다. 그리고 법과 원칙을 지키고 국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바라보려는 자세로 임해 주기를 모든 국민들이 바라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국제적으로 냉엄하고 긴장된 분위기 속에 국가의 이익과 경쟁력, 국민의 삶 향상이라는 큰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지도자를 국민들은 기다리고 있다. 국민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정치를 펼쳐 나라와 국민을 살리는 정책을 펴길 바란다.

우리는 무수한 경험을 통해 잘못된 선택이 얼마나 큰 어려움을 겪게 되는지 뼈저리게 느끼지 않았는가. 선택은 이제 유권자의 몫이다. 우리 모두 12월 19일 투표소에서 투표하기 전까지 다음의 내용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한 마리의 우두머리 참치로 인해 모든 참치떼의 생사가 좌우된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