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봉사활동 꿈꾸셨는데…"
"귀농·봉사활동 꿈꾸셨는데…"
  • 송근섭 기자
  • 승인 2012.01.11 2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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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진화요원 체력검정 중 숨진 남모씨
5월 장녀 결혼식도 앞둬 안타까움 더해

"행복한 귀농생활을 꿈꾸셨는데…."

청원군 산불진화요원 체력 검정을 받다가 심장마비로 숨진 남모씨(61)의 소식을 듣고 달려 온 큰 아들(28)은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남씨는 지난 10일 오후 2시15분쯤 청원군 미원면의 한 자연휴양림에서 산불진화요원 체력 검정을 받으면서 물 15ℓ를 가득 채운 등짐펌프를 메고 400m를 이동하던 중 호흡곤란으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갑작스런 연락을 받고 창원에서 달려온 아들 남씨와 자매들은 병원에서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도 현실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

아들 남씨는 "아버지는 술·담배도 안 하시는 건강한 분이셨다"며 "지난해 건강검진 결과에서도 이상이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심장마비로 돌아가셨다니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가족에 따르면 숨진 남씨는 지난 2008년 다니던 회사에서 정년퇴직하고 나서 귀농을 위해 청원군 남일면으로 이사했다. 활발한 성격의 남씨는 마을 주민들과 어울리기 좋아했고 이번 산불진화요원 모집에도 함께 지원하면서 농촌에서 새롭게 이웃사촌을 만들려고 애써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들 남씨는 "아버지는 금전적인 것보다 마을 친구들과 함께 지역에 봉사하겠다는 마음으로 산불진화요원에 지원하셨다"며 "그렇게 꿈꾸셨던 행복한 귀농생활이 안타까운 사고로 이어질 줄 몰랐다"고 말했다.

더욱이 남씨의 장녀는 5월에 결혼식을 앞둔 상태여서 주위의 안타까움을 더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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