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서 개장 첫날 멧돼지 착각 발포 … 40대 숨져
사고·부작용 등 속출 … 일부 지자체 운영 포기도순환 수렵장 총기사고가 되풀이되고 있다.
5일 낮 12시 30분쯤 영동군 학산면 황산리 야산에서 사냥에 나선 A씨(47·전북 무주)가 엽총 탄환을 맞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A씨는 수렵장 개장 첫날 고향 후배 B씨(36)와 함께 사냥하던 중 칡넝쿨 안에 들어갔다가 멧돼지로 착각한 B씨가 쏜 엽총 탄환에 맞았다.
경찰에서 B씨는 "쫓던 멧돼지가 칡넝쿨 뒤로 사라졌고, 칡넝쿨 안에서 무언가 움직여 6발의 엽총을 쐈고 그중에 1발이 맞은 것 같다"고 말했다.
6일 충북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 도내에서는 모두 11건의 총기사고가 발생해 3명이 숨지고 5명이 다치는 등 해마다 오발 등으로 총기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현재 도내에서는 음성, 진천, 제천이 지난 1일부터, 보은이 지난달 15일부터 순환 수렵장을 운영하고 있다.
또 수렵 허가 신청을 한 인원이 1000여명에 달하고 있다.
수렵장 운영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수렵장이 있는 자치단체에서는 표지판 등 안전시설물을 설치하고 수렵 허가 신청자들을 상대로 안전교육을 하는 등 사고 예방에 나서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총기 휴대 시 안전장치를 반드시 점검하고 격발 전에는 전방의 위험 요소를 필히 확인해야 한다"며 "사냥할 때 총기안전관리 수칙만 철저히 지켜도 사고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고 당부했다.
이 같은 오인 사고가 끊이지 않자 청원군은 잇따른 멧돼지 피해에도 수렵장 운영을 포기했다.
이 때문에 수렵장 운영이 필요하다는 주민들과의 마찰도 끊이지 않고 있다.
청원군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발생한 멧돼지 농작물 피해 신고 건수는 140여 건.
또 지난해 멧돼지로 인해 발생한 각종 피해액이 충북에서만 6억7500만원에 달한다.
특히 올해는 긴 장마로 인해 멧돼지의 주식인 도토리가 많이 감소한 탓에 청원군의 경우 농촌지역 마을은 물론 오창읍 시가지까지 출몰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9월에는 먹이를 찾아 나선 멧돼지가 청원군 오창읍의 한 화원에 침입해 창문을 부수고 달아나는 등 인가에도 피해를 끼쳤다.
주민들은 멧돼지 피해가 잇따르자 순환 수렵장 운영을 통해 개체수를 줄이는 등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청원군은 발포시 소음 및 임신 가축의 유산, 총기사고 등 각종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순환 수렵장 운영을 포기했다.
군 관계자는 "지난 2008년 도내에서 총기 오발 사망사고가 발생한 데 이어 인명피해가 잇따라 발생한 점 등 부작용을 고려해 이같이 결정했다"며 "순환 수렵장 운영 수익과 야생동물 개체수 조절 효과보다 수렵장 주변 주민들의 피해가 더 큰 것으로 판단돼 수렵장 운영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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