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회원권 '반토막'…사상 최저치
골프회원권 '반토막'…사상 최저치
  • 한인섭 기자
  • 승인 2011.10.17 2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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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억2천 천룡 1억8500만원으로 하락
경기침체·우후죽순 건설·거품 빠진탓

골프장 회원권 시세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회원권 시장의 거품이 서서히 빠지는 추세에다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 우후죽순 늘어나는 시설 등 복합적인 영향이 작용한 탓이다.

골프업계에 따르면 2008년 기준으로 3억5000만원에 달했던 전국 골프장 회원권 평균시세가 3년 사이 절반가격에도 못미치는 평균 1억5000만원으로 폭락했다.

# 충북도 3년 만에 '반토막'=충북지역도 경기침체 영향이 작용한 데다 특소세 폐지, 인허가 추진 업체까지 포함할 경우 50여개에 달할 정도로 시설이 늘어나면서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

특히 진천 천룡골프장은 2006년~2007년 사이 4억2000만원에 달했던 회원권 시세가 최근에는 1억8500만원까지 하락된 가격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최대 거래소인 에이스회원권거래소에 17일 공시된 천룡골프장 시세는 2억500만원 수준이다. 거래소 공시가격이 매도 희망가격임을 감안하면 실제 거래 가격은 2억 미만일 것이라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

천룡골프장(27홀)은 1년전만 해도 인근 천안 우정골프장에 비해 3000만원~4000만원 높은 가격에 거래됐으나 상황이 역전됐다.

청원 그랜드골프장(27홀)은 이날 에이스회원권거래소에 3600만원에 올라와 실제 거래 가격은 이보다 밑돌 것으로 추정된다. 그랜드골프장은 2008년 무렵 6000만원대에 달했고, 올해 초반만 해도 5000만원대를 유지했다.

음성 썬밸리골프장(18홀)은 2008년 2억6000만원~2억7000만원대에 거래됐다. 그러나 2009년부터 하향세가 지속돼 회원권거래소에 이날 제시된 시세는 1억9000만원 수준에 머물렀다.

이 같은 추세에도 불구하고 충남 천안 우정골프장(18홀)은 거의 유일하게 상승세를 탔다. 이 골프장은 법인 보유 회원권 비율이 높은 데다 골퍼들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1~2년전 2억원대 미만이었던 것이 최근 2억5000만원대로 상승했다.

거래소에 올라온 시세 역시 2억6000만원대를 기록했다.

◆ 시세 하락 왜=회원권 시세가 하락한 것은 글로벌 경기침체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경기불안은 회원권에 대한 기업의 관심도를 떨어뜨려 매각으로 이어졌다. 투자할 만한 자산으로 간주되면서 형성됐던 '거품'이 빠진 것도 원인이다. 골프장이 늘어 부킹 부담이 줄어든 데다 신규업체들이 다양한 혜택을 내놓으면서 기존 골프장들에 대한 매력을 저하시켰다.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무기명 회원권이 나온 것도 한몫했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충북을 비롯한 충청권은 1인당 2만4000원의 혜택이 주어졌던 특소세 폐지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 향후 전망은=시세가 바닥을 친 것인지, 하향곡선을 더 유지할지 여부는 예단이 어려운 상황이다. 단기간에 경기가 호전되지 않아 하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반면 급매물이 많지 않고, 골프장 건설도 주춤하는 상황이라 진정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VIP 회원권거래소 관계자는 "지방에 급증한 골프장 허가에 비해 실제 공사가 추진되고 있는 곳은 예상보다 많지 않고, 구매력 있는 이들이 '바닥'이 어느 지점인지 항상 관심을 두고 있는 상황이라 조만간 하락세가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여러 차례 금융위기를 경험해 경기불황에도 급매물이 많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곧 반전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골프장의 한 관계자는 그러나 "최근 2년 사이 평균시세가 절반으로 하락한 것은 금융위기도 작용했지만, 그동안 거품이 많았다는 방증"이라며 "하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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