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적 인간
문제적 인간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08.08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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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강대헌 충북인터넷고 교사

이런 말이 있습니다. "잘못을 저지르는 것은 인간이요, 용서하는 것은 신이다.(To err is human, to forgive divine.)" 이 말에 대해 당신은 어떤 입장인가요 오늘은 어떻게 해야만 실수나 잘못을 피해갈 수 있을까를 염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게 인간의 모습이다 보니, 이 말에 대한 찬반의 입장보다도 더욱 중요한 것은 어쩌면 자율과 책임을 방기(放棄)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의 인간에 대한 포용적 인식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난 주말에는 '문제적 인간'이란 화두를 놓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만 생각의 실마리가 좀처럼 풀리지 않아 머리가 지끈거리고 가슴은 답답했었습니다. 제가 그만 요지경(瑤池鏡) 속에 들어가 있는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마술램프의 요정은 밖에서 "분부만 내리십시오"라고 말하고 있는데, 정작 알라딘이 램프 안으로 들어가서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 같은 형국 말입니다.

그런데 제게 예기치 않은 좋은 일이 생겼습니다. K목사님께서 '문제를 푸는 방법'이란 제목으로 설교를 한 것입니다.

우연의 일치로는 보기 힘든, 등에 식은땀이 주룩 흐를 정도로 오싹한 사건이 발생한 것입니다. 불과 하루 내지 이틀의 시차를 두고서, 제가 고민하던 내용을 다른 분의 입을 통해 듣게 되는 심정은 정말 놀랍기만 한 것이었습니다.

당연히 귀가 솔깃해지고 말았습니다. K목사님의 강해(講解) 요지는 두 가지였습니다. 문제를 풀기 위해선, 문제에 대한 자신의 인식을 점검해야만 한다는 것과 문제에 대한 접근방법이 알맞아야만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문제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여러 가지 문제에 빠져 허덕이다가 결국 헤어 나오지 못하고 마는 경우가 다반사(茶飯事)이지 않습니까.

문제는 해답을 요구하는 물음이기에, 반드시 통과해야만 하는 의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문제는 풀어나가야만 합니다. 문제는 내가 잘되기 위한 과정이란 인식이 필요하고, 또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외부적 조건이나 환경에 의존하려 하지 말고 내부적인 접근방법이 필요하다는 K목사님의 견해를 참고해도 득이 될 듯합니다.

K목사님의 강해가 있던 그날 잠자리에 들기 전에, 다행스럽게도 저는 그간의 화두에 대해 몇 자를 끼적거릴 수 있었습니다. "언제나 문제에 빠져 있는 인간은/신을 바쁘게 만든다./동에 번쩍 서에 번쩍,/인간 때문에 신은 눈코 뜰 새가 없다./신의 말씀대로 살지 않는 인간은/문제적이다./신을 사랑하지도 않기에,/이웃을 사랑하지도 않기에,/한술 더 떠서/어떤 인간은 아무것도 사랑하지 않기에,/문제적이다./아, 신께서 원하는 길을 걷지 않는/문제적 인간이여!"(자작시, '문제적 인간')

한편으로는 이러는 제 자신이 우습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다만 당신의 너그러운 마음으로 감싸주기를 바랄 뿐입니다. 그리고 당신의 문제가 무엇이든지 잘 풀리기를 마음 다해 바랍니다. 당신을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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