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칼럼
녹색칼럼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4.17 22: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유무역협정(FTA: Free Trade Agreement)은 말 그대로 자유로운 교역을 하기 위해 국가 간 협의를 통해 정한 약속을 말한다.

즉, 국가간의 무역에서 그동안 제약되어 있는 걸림돌을 걷어내고, 양국이 보다 자유롭게 교역할 수 있는 대상으로의 지위를 부여해 무역특혜를 쌍방 간에 부여하는 것이다.

이에따라 이에 임하는 국가간 서로의 득실을 따져 협상을 갖게 마련인데, 일반적으로 자유교역협상에 임할 때, 자국에 유리성이 있을 때 이 협정을 맺고자 노력하고 반대로 불리할 경우 이에 소극적이거나 피해가려고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맺어 2004년 발효된 한·칠레간 FTA협정에서 우리 농업(특히 과수)에 대한 타격을 우려한 협정반대의 목소리가 높아졌던 까닭도 그 협정 결과에 따라 우리 농업이 심각하게 위협받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는 미국이다.

그것도 그동안 끊임없이 각 분야에서 개방을 외치며 우리의 목줄을 죄여왔던 당사자인 바로 미국과의 협정을 우리 정부가 서둘러 협상에 임하려고 하고 있다.

그동안 미국의 끊임없는 고압적 요구에 의해 쌀이 개방되어 우리농업의 한 줄기 희망마저 위태로운 지경에 내몰리게 되고 생명의 젖줄이 타인의 손으로 야금야금 넘어가게 되는 현실을 안타깝게 바라보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우리 뒤로 이제는 FTA라는 커다란 쇠뭉치가 뒤통수를 향해 무서운 속도로 날라오는 꼴이 되어 버렸다.

흔히들 한·미 FTA의 문제가 우리 농업개방에 따른 일부 농민의 반발이나, 스크린쿼터 축소에 따른 영화계 반발정도로만 인식해선 곤란하다.

한국과 미국이 자유로운 무역체계를 가져간다는 의미는 전 세계를 미국이 주도하는 패권주의적 세계화를 꿈꾸는 미국의 전초무대로서의 한국을 의미하는 것이다.

FTA의 체결은 농업, 경제, 문화, 교육 등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피해갈 수 없는 개방의 물결에 휩쓸리고, 이는 곧 우리나라 전반에 걸려 미국이 막강한 구속력을 행사할 수 있는 체제로의 변화를 예상할 수 있는 것이다.

정부는 단지, 정치권의 이해관계와 몇몇 대기업의 배를 불리기 위해 우리나라 전체를 어려운 지경에 빠뜨리게 될 FTA협상을 국민들의 동의나 이해 없이 밀어붙이고 있다.

(본협상의 카드로서 얘기되어야 함에도) 협상에 임하기도 전에 스크린쿼터 축소와 소고기 수입재개를 발표하는 등 알아서 미국에 순응하는 모습은 누가 봐도 불평등하고 굴욕적인 자세가 아닌가. 안 그래도 한국이라는 나라의 껍데기 벗겨 알맹이를 빼먹으려고 하는 미국 앞에 우리 스스로가 속옷까지 홀라당 벗어 던지고 몸뚱이를 통째로 갖다 바치는 형국이다.

미국과의 FTA협상은 분명 재검토되어야 한다.

대통령의 의지로서, 또는 몇몇 정치권의 이해로서 이렇듯 서둘러서 협정을 맺어야 하는 것이 아니다.

정부가 협정을 맺는 것은 노무현 정권 임기 중일지 모르지만, 이로 인해 미칠 영향은 이후 너무도 엄청날 것이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