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에 담긴 내면의 풍경
얼굴에 담긴 내면의 풍경
  • 연숙자 기자
  • 승인 2009.09.02 21: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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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까지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서 이재순 개인전
"얼굴은 우리 삶속에서 흔하게 체험하는 일상의 사건들에 관한 이야기이자, 가장 즉각적으로 예민하게 반응하는 표면이다. 얼굴은 여러 관계들의 맺음 속에서 우리는 외부의 자극들로부터 항상 노출되어 있으며 여러 표정 속에 살아가게 된다."

얼굴 표정 속에서 내재된 인간의 심리와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재순 작가가 '얼굴 풍경의 소리'란 주제로 개인전을 갖는다.

이번 전시는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제3기 입주작가 아티스트 릴레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열리는 첫번째 개인전이다.

조각을 전공한 이재순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조각적 입체를 완전히 배제한 평면회화로 보여줌으로써 입체에서 만들 수 없는 다층적인 일루전의 세계를 선보인다.

"우화 이야기로부터 시작된 회화는 이전의 설치나 드로잉작업들에 이어 보다 근접하게 내용을 표현하기 위해 필연적으로 선택하게 된 결과"라며 "구체적인 형상을 재현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흔적이 남게끔 인도하며 의도적인 추상성으로 구체적인 형상을 생성한 것들"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생성된 화면들은 변형된 인간, 의인화된 동물 혹은 인간과 동물이 혼합된 종들로 보인다

이는 각각의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 상호 보완적인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새로운 풍경들이다.

파리 유학시절, 공간의 밝고 아름다운 풍경 이면에 음울하고 어두운 세계를 탐독하는 이들을 목격하면서 내면의 밝고 어두운 움직임을 화면으로 도출해 내는 작업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작가의 의도는 존재의 외면보다 내재적 욕망과 이상향으로 작품에 표현되고 있다.

김복수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학예사는 "인간의 욕심처럼 보이는 돼지의 표정과 정렬이 오가는 서커스의 무대, 말이 없는 소문 등 작가가 목격한 일상의 현장들을 절제하지 않는 감정을 그대로 옮겨 현실과 닮아 있지만 현실과 다르게 읽혀지고 있다"며 "어떤 상황을 재현하고 있는 그녀의 추상적 화면들은 표면에 흐르는 표정을 읽고 있지만 오히려 내면에서 분출되는 작가 자신의 기운을 포착하려는 힘을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고 평했다.

이재순 작가는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조소를 전공하고 2007년부터 개인전을 통해 독창적인 작업을 선보여 왔다.

전시는 오는 11일까지며 전시오픈식은 3일 오후 5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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