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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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7일 라디오 연설에서 밝힌 발언을 두고 논란이 많다. 입학사정관제 중심의 입시제도는 이명박 정부가 의지를 갖고 추진해온 정책이지만 임기 말이라는 구체적인 시점을 거론한 것과 함께 내신과 수능 등 점수위주의 현 대학입시에 큰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 자신이 일명 '개천에서 용 난'경우이기 때문에 교육개혁에 대한 의지가 남다르다고는 하지만 미국발 금융위기에 한국경제가 휘청하듯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교육현장의 혼란은 불을 보듯 뻔하다. 대학가는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벌써부터 입학사정관제 확대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와중에도 돈 없고 이렇다 할 배경조차 없는 서민은 대통령의 말을 믿을 수도 안 믿을 수도 없다. 서민들은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 교육비 부담이 없는 사회, 가난한 집과 부잣집 사이 교육 차별 없는 그런 사회를 꿈꾼다. 그래서 대통령의 말을 믿고 싶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매년 있는 집, 배운 집 자식들이 좋은 대학 진학률이 높다는 통계를 접할 때마다 못 배운게 없는게 한으로 맺힐 정도다.
이런 가운데 이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이 '대통령의 장밋빛 말 한마디에 학부모는 혼란스럽다'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 이들은 "우리가 가고 싶어 하는 좋은 대학들이 내년부터 논술 시험 없이 입학사정관을 통해 학생을 뽑고, 농어촌에서 지역 분담을 해서 선발 할 것이라고 했지만, 신뢰감이 들지 않고 오히려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쏟아지는 다양한 교육정책에도 학원가로 향하는 학생들의 발걸음은 여전하다.
최근 이 대통령이 기숙형공립고로 지정된 괴산고를 방문했다. 방문 일정 중 수업 참관도 포함됐다. 대부분 학교가 방학 기간임을 고려하면 수업참관을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래도 학교에는 학생들이 있었다. 보충수업이라는 이름으로 교실을 채우고 있는 학생들 말이다. 입학사정관이라는 장밋빛 정책에도 학교는 방학을 누릴 수 없다. 이게 학부모가 느끼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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