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말한마디에 학부모 혼란
대통령 말한마디에 학부모 혼란
  • 김금란 기자
  • 승인 2009.07.28 2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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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김금란<교육·문화부차장>
"임기 말쯤엔 상당수 대학들이 100% 가깝게 입학사정관제로 학생을 뽑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7일 라디오 연설에서 밝힌 발언을 두고 논란이 많다. 입학사정관제 중심의 입시제도는 이명박 정부가 의지를 갖고 추진해온 정책이지만 임기 말이라는 구체적인 시점을 거론한 것과 함께 내신과 수능 등 점수위주의 현 대학입시에 큰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 자신이 일명 '개천에서 용 난'경우이기 때문에 교육개혁에 대한 의지가 남다르다고는 하지만 미국발 금융위기에 한국경제가 휘청하듯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교육현장의 혼란은 불을 보듯 뻔하다. 대학가는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벌써부터 입학사정관제 확대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와중에도 돈 없고 이렇다 할 배경조차 없는 서민은 대통령의 말을 믿을 수도 안 믿을 수도 없다. 서민들은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 교육비 부담이 없는 사회, 가난한 집과 부잣집 사이 교육 차별 없는 그런 사회를 꿈꾼다. 그래서 대통령의 말을 믿고 싶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매년 있는 집, 배운 집 자식들이 좋은 대학 진학률이 높다는 통계를 접할 때마다 못 배운게 없는게 한으로 맺힐 정도다.

이런 가운데 이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이 '대통령의 장밋빛 말 한마디에 학부모는 혼란스럽다'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 이들은 "우리가 가고 싶어 하는 좋은 대학들이 내년부터 논술 시험 없이 입학사정관을 통해 학생을 뽑고, 농어촌에서 지역 분담을 해서 선발 할 것이라고 했지만, 신뢰감이 들지 않고 오히려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쏟아지는 다양한 교육정책에도 학원가로 향하는 학생들의 발걸음은 여전하다.

최근 이 대통령이 기숙형공립고로 지정된 괴산고를 방문했다. 방문 일정 중 수업 참관도 포함됐다. 대부분 학교가 방학 기간임을 고려하면 수업참관을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래도 학교에는 학생들이 있었다. 보충수업이라는 이름으로 교실을 채우고 있는 학생들 말이다. 입학사정관이라는 장밋빛 정책에도 학교는 방학을 누릴 수 없다. 이게 학부모가 느끼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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