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중 축구부 존폐기로
영동중 축구부 존폐기로
  • 권혁두 기자
  • 승인 2009.01.11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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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운영 합숙소 적자폭 … 선수 이탈 심화
지난 1999년 창단돼 한때 도대회를 석권하며 중학축구 강호로 군림했던 영동중학교 축구부가 존폐 기로에 섰다.

교육청이 육성종목으로 지정만 하고 실제로는 학부모들이 경비를 모아 선수단을 꾸려가는 팀 운영방식이 한계에 달했기 때문이다.

지난 2007년 영동군과 체육진흥공단이 이 학교 축구부 육성을 위해 수억원을 들여 조성한 잔디구장도 빛을 잃게됐다.

잔디구장에는 영동군 3억7000만원, 국민체육공단 2억8000만원 등 6억5000여만원이 투입됐다. 군이 얄팍한 재정에도 불구하고 팀 육성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지원했으나 교육청은 팀 해체를 강건너 불보듯 한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영동중 축구부는 2006년 충북소년체전과 협회장기 우승, 2007년 충북소년체전 우승 등의 성적을 거두며 전성기를 누렸으나 지난해 선수들이 빠져나가기 시작하며 내리막길을 타기 시작했다.

2007년 11월 잔디구장 준공때만 해도 36명에 달했던 선수단이 지난해 하반기 14명까지 줄어들었다. 합숙소 운영을 떠맡은 학부모들의 부담이 선수들의 이탈에 따라 상대적으로 늘어나며 1인당 월 35만원에서 50만원으로 뛰자 운동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속출했고, 청주 등 외지에서 조달한 선수들도 대부분 보따리를 싸서 고향으로 향했다.

지난해 10월 지역 상인들이 합숙소에서 갚지못한 외상값 1000만원을 학교측에 청구하는 사태까지 벌어진 후 결국 합숙소는 폐쇄됐고 특기생으로 확보했던 선수들도 모두 팀을 떠났다.

학교측은 지난해 11월 도교육감기대회도 남아있는 1~2학년 선수 7명에 일반학생들로 선수단을 급조해 출전했다. 결과는 예선 탈락이었다.

교육청과 학교 예산이 턱없이 부족해 합숙과 전지훈련 등은 학부모들이 경비를 염출해 꾸려온 것으로 알려지며 교육청의 학교체육 육성시책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학교측이 팀 운영을 위해 1500만원의 예산을 편성한 반면 교육청 지원은 연간 400만~ 500만원에 불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관계자는 "팀을 해체할 계획은 없다"며 "이미 새 지도교사를 중심으로 일반학생 20명을 선수로 선발했고 합숙훈련도 여건이 되면 재개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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