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 문백전선 이상있다
260. 문백전선 이상있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7.15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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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보무사<575>
글 리징 이 상 훈

"실은 제가 매성 대신께 좋은 약초를 드리고 있습니다"

"에에엑 아, 아니. 대체 그게 뭔 소리요! 매성 대신님이 그런 말씀을 하셨다니 틀림없이 뭔가 잘못 아신 거요. 당장 나를 그분께 보내 주시오!"

대정이 천부당만부당한 소리라는 듯 펄쩍 뛰며 말했다.

"이 자식이 어디서 감히 매성 대신님을 들먹거려. 너 같은 졸개가 어찌 감히 매성 대신님이랑 맞먹으려 드느냐"

일봉은 이렇게 말하며 대정을 발로 걷어차서 바닥에 나뒹굴게 만들었다.

"아, 아이고! 정말이외다! 정말이외다! 만약 매성 대신님께서 내가 지금 요 모양 요 꼴이 되어있다는 걸 아신다면 버선발로 당장 뛰어오실 것이외다. 제발 매성님을 불러주시오!"

대정이 발악을 하듯 입에서 시뻘건 피를 토해내며 외쳤다.

"뭐라고 으음. 좋다! 그럼 너 같은 졸개 놈이 어떻게 해서 매성 대신님을 잘 알게 되었는지 말해보아라. 만에 하나 허튼 수작을 부린다던가. 엉뚱한 말장난인 것으로 판단된다면 넌 나에게 지금까지 얻어맞은 것의 곱절은 더 맞을 줄로 알아라."

일봉은 이렇게 말하고는 쓰러진 대정을 거칠게 잡아 일으켜 세워서 자기 상관 탕정이 벽 너머 틈 사이로 잘 보고 또 들을 수 있도록 적당한 위치에 앉혀놓았다. 대정은 이것이 살아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걸 알았음인지 온 몸을 떨어가며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

"실은 제가 돌아가신 장인 어른께서 몰래 준비해 놓으셨던 좋은 약초들을 매성 대신님께 매번 대드리고 있습지요."

"뭐라고 약초 약초라니"

"예, 남자의 양기를 돋우는 데 아주 썩 좋은 것들입지요. 게다가 합환채라는 성욕을 땅기게 하는 것도 간간히 제가 알아서 대주고 있사옵니다."

"남자의 양기를 돋우는 거라니 그럼 해구신(海狗腎) 정도의 효능은 되는 것이더냐"

"어허! 어찌 그걸 미천한 물개의 X 따위에 비교를 하옵니까 이것을 먹던가 그냥 처바르기만 하면 남자의 그것이 몽둥이처럼 아주 빳빳해지는데 거의 반나절이 지나도 그 크기나 힘이 조금도 줄어들지 않는다고 하옵니다."

"아, 아니. 그 그럴 리가 설마 그럴 리가 있겠는가"

일봉은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잠시 갸웃거리다가 벽 너머로 충분히 들릴 수 있을 만큼 아주 또렷한 목소리로 다시 물었다.

"그걸 네 놈이 직접 먹어 보고나서 그런 말을 하는 게냐"

"아, 아니옵니다. 아직 제가 직접 먹어보지는 못하였사옵니다."

"그럼, 이상하지 않느냐 아예 먹어보지도 못한 걸 가지고 네 놈이 어찌 그 효능을 장담할 수 있으며 그 귀하고 좋은 걸 네 놈이 어찌하여 단 한 번도 먹어보지 않았더냐"

"솔직히 다시 말씀드리건대, 제가 먹어서 그 효능을 직접 알아보고 체험한 바는 없습니다. 그러나 일단 그걸 먹어본 자들은 거의 이구동성으로 그 효능을 감탄하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사옵니다. 그리고 제가 그걸 먹지 않았던 이유는 죽은 제 아내를 너무너무 사랑하기 때문이옵니다."

"어허! 이놈이 참으로 가증스럽구나! 죽은 아내를 사랑한다는 놈이 다른 여자들의 귀하게 금이 간 데()를 함부로 들여다 봐 그리고 네 놈이 자꾸 매성 대신 운운하고 있는데, 설마하니 그 분 같이 지체 높으신 분이 이런 소소한 데까지 신경을 쓰겠느냐 싶어서 일부러 거짓말을 하는 짓이렷다 아무래도 넌 좀 더 얻어맞고 나서야 정신을 차릴 아이 같다."

일봉이 은근히 겁을 주듯 이렇게 말을 하자 대정은 기겁을 하며 다급하게 다시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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