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백자 외길인생 30년 혼을 빚다
조선백자 외길인생 30년 혼을 빚다
  • 연숙자 기자
  • 승인 2008.04.24 22: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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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기 도예가 5월22일까지 단양백자 전시회
"조선 백자의 아름다움은 간결하면서도 소박하고, 그러면서도 순백의 미와 생활의 미를 지녔습니다. 여기에 단양 지역에서 출토되는 물토를 이용해 도자를 빚음으로 새롭게 단양백자라는 이름으로 탄생된 작품들입니다."

단양 토박이로 30여년간 조선백자의 맥을 잇고 있는 서영기 도예가가 전통 장작가마로 빚은 단양백자의 멋을 선사하는 전시회를 한국공예관에서 다음달 22일까지 연다.

순백의 달항아리와 판형의 화병, 우윳빛 발 속에 흘러내린 유약이 청잣빛 무늬로 녹아나며 조선백자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작품들은 투박하면서도 단아하고, 현대적 감각의 형태를 담고 있다. 또한 생활 백자로의 활용을 위해 다기와 반상기 등 실용미학을 지닌 소품들은 전통미와 생활미를 접목해 전시됐다.

이번 도자기 작품은 단양지역에서만 채취되고 있는 태토와 물토를 사용하고 있어 백자의 간결함과 소박함을 더 확연하게 보여준다. 또한 전통 가마로 옛 전통을 그대로 재현함으로써 전통에 기반을 둔 단양백자의 멋스러움을 잘 드러내고 있다.

서 작가는 "조선 백자가 지닌 순백의 아름다움은 고도의 기술과 시간이 요하는 작업"이라며 "어떤 색도 허용하지 않는 백자는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더 많은 정성을 들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작업과정에서 판형 도자기 제작이 가장 어렵다는 그는 "네모라는 각과 기다란 형태를 지녀야 하는 판형 도자기는 금이 잘가고 휘어져 제작 과정부터가 어렵다"면서 "전시된 판형도자기 화병은 몇번의 실패 뒤에 도자기 속에 덧대는 방식으로 휘어짐을 방지하게 됐다"고 들려줬다.

힘든 작업과정이지만 전통 장작 가마를 사용하며 얻은 소득도 있다. 오랜 작업으로 가마 천정에 붙어있던 유약이 도자기에 흘러내려 전혀 의도하지 않은 새로운 창조를 가져왔다. "도자기를 잘 빚어내도 천도가 넘는 장작 가마 속에서 벌어질 일들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며 "굽는 과정에서 가마 속 유약이 청잣빛 무늬를 얹어놓았다"는 말로 창조의 우연성을 전했다.

단양 방곡도예촌에서 전통 도예의 맥을 잇고 있는 그는 "단양 방곡도예촌에도 10명이 넘는 도예인들이 작업하며 예술세계를 지켜왔지만 현재는 침체기로 접어들어 안타깝다"며 "단양백자를 통해 단양이 장인정신과 예술혼으로 다시 각광받는 도시가 되었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서영기 작가는 현재 경기대학교 예술대학 공예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개인전과 국내외 그룹전을 통해 단양백자의 명성과 작품 세계를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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