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최초 여성 축구심판 정계용씨
충북 엘리트·생활체육 통틀어 '충북 여성 1호 축구심판'이 탄생했다.축구심판인 주인공 정계용 씨(여·41)는 지난달 21일 청주시 생활체육 고 정태완 회장기 축구대회에서 첫 공식경기를 치러 도 생활축구인들에게 신고했다.
그는 지난 2006년 충북 생활체육 심판자격증을 취득해 약 1년여간 도내 각종 비공식 축구경기 심판으로 뛰면서 도 축구동호인들에게 단호한 휘슬로 심판하며 그라운드를 누볐다. 이때 날카로운 심판을 보여준 그는 축구동호인들에게 '그라운드의 포청천'이란 별명도 얻었다.
정 심판은 선수 시절 첫 골을 잊지 못한다고 한다. 아줌마 축구선수로 출전한 지난 2006년 3월 도지사기 생활체육 여성축구대회 결승에서 우측에서 넘어온 공을 얼떨결에 헤딩한 것이 골문으로 빨려들어가 1대0으로 이겨 우승한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한다. 이때부터 축구선수를 넘어 심판까지 넘보게 됐다고 한다.
정 심판의 축구사랑은 남달랐다. 그는 지난 2001년까지만 해도 남편과 자식밖에 모르는 평범한 가정주부였다. 그러나 지난 2002년 1월초 충북도생활체육협의회에서 충북 여성축구단 '토네이도(감독 이문수)' 창단 소식을 듣고 단숨에 여성축구 단원으로 등록했다고 한다.
그는 여성축구단에 들어가서도 적극적인 모습으로 팀 및 단원 20여명의 산파역할을 해내며 그해 4월 청주에서 열린 2002 전국생활체육 대축전 여자 축구에서 당당히 3위에 입상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그는 "자식들에게 엄마의 강인함을 보여주기 시작한 축구가 벌써 6년이란 세월이 흘렀다"며 "여성심판이 남성심판들보다 더 섬세하고 부드럽게 선수들을 심판할 수 있어 앞으로도 후배 심판들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축구 시작 전 자식과 남편의 뒷바라지 때문에 나 자신을 챙기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쉬웠다"며 "하지만 현재 넓은 그라운드에서 휘슬 하나로 선수들의 반칙을 엄단하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 누구도 모를 것"이라고 살짝 웃었다.
정 심판은 "처음 그라운드에 섰을 때 변화된 규칙을 못 외워 선수들에게 망신당한 적도 있다"며 "지금은 되도록 선수들을 퇴장시키지 않으려고 레드카드를 뒷주머니에 보관해 두고 있다"고 말해 심판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
신효식 도 생활체육협의회 운영팀장은 "도 생활체육협의회 첫 여성 축구심판인만큼 앞으로도 기대가 크다"며 "정 심판을 비롯해 후배 심판들이 더 많이 나올 수 있도록 도 생활체육협의회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충청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