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툴러 놓친 사랑 딱 내 얘기 같아요"
"서툴러 놓친 사랑 딱 내 얘기 같아요"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3.12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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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천 희
오래된 연인의 소중함 깨닫는 역할

실제 경험과 닮아 자연스럽게 연기

나를 미치게 만드는 여자 만나고파

사랑을 시작할 때는 누구나 설레고 상대방에 대한 기대와 떨림으로 달뜨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의 소중함을 망각한 채 사랑은 점점 빛이 바래간다.

사귄지 2000일된 연인이 서로에게 느끼는 감정의 농도는 얼마나 될까 사랑의 유효기간을 보여주는 영화 '허밍'(감독 박대영, 제작 ㈜더드림픽쳐스)은 곁에 있을 때는 모르다가 헤어져 곁에 없을 때 비로소 소중함을 알게 되는 연인들의 이야기다.

2000일 기념일을 앞두고 있는 오래된 커플 준서(이천희 분)와 미연(한지혜 분). 활발하고 씩씩한 성격의 미연은 준서에게 변함없는 사랑을 갈구하지만, 해양연구원인 준서는 그저 심드렁할 뿐이다. 여자친구 미연에게 신선하고 애틋한, 예전처럼 한결같은 감정을 갖고 있지 않은 준서는 어느날 갑자기 교통사고를 당해 사경을 헤매는 미연을 바라보며 비로소 그녀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영화와 드라마, 모델 활동 등을 넘나들며 다양한 모습을 선보인 배우 이천희(29)가 '허밍'의 준서 역으로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펼친다. 내 사람이라는 확신이 들 때, 좋아지고 난 후부터 마음을 놓아버리는 심리가 관객들의 공감을 파고든다.

"상대에 대해 서툴러 사랑을 놓친, 딱 내 얘기 같았어요. 준서가 느끼는 감정이나 처한 상황이 낯설지 않았어요. 2000일과 내 이름도 비슷하잖아요(웃음)"

"내 여자"라는 생각이 들면 그때부터 잘해주고 아껴줘야 하는데 오랫동안 쌓아온 감정을 소중하게 지켜가는 법에 미숙해 사랑을 놓친 경험을 들려주는 이천희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 실제로 그런 경험이 있어 연기는 자연스러웠지만,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헤어진 상대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 미안하단다.

"다시 만나면 잘할 수 있을까 가끔 생각하지만 솔직히 자신이 없다"고 솔직히 털어놓는 이천희의 실제 연애담이 흥미롭다. 영화 '뚝방전설'과 '태풍태양' 등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던 그이기에 감성적인 연애 이야기를 풀어놓는 모습이 새롭게 다가오는 듯하다.

영화가 병원에 누워있는 미연이 준서 앞에 평상시처럼 모습을 보였다가 이내 사라지는 판타지 형식을 빌린 것처럼 실제로 그런 일이 가능하다면

"그 친구가 하고 싶어하는 것 뭐든 다해줄 것 같아요. 미국에 가자고 하면 같이 가고. 영화에서처럼 실제로는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이런 무모한 생각을 하는 건지도 모르겠지만요"

공중전화 박스에서 나누는 감미로운 키스, 티격태격하며 암벽등반을 하는 모습, 갈대밭을 풍광으로 마주 선 두 사람의 감정 연기 등 영화 속에는 눈에 띄는 몇가지 명장면들이 있다.

이천희가 뽑는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무엇일까.

"미연이가 오목을 두다가 귀엽고 뚱한 표정을 짓는 장면이 있어요. 일명 복어얼굴 신인데, 저는 발톱을 깎는 장면을 촬영하느라 직접 못보고 시사회 때 봤어요. 천진난만, 순진무구한 성격이 그대로 묻어나 '저런 여자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나, 꼭 지켜줘야겠다'라는 다짐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인가 한지혜씨랑 열애설이 나기도 했죠. 하하"

이번 영화를 통해 연애에 관한한 한결 성숙해졌다고 자신하는 이천희. 예전엔 자기가 하는 일, 자신의 시간 등이 연인으로부터 방해받는 이기적인 생각을 했단다.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며 같이 즐기고, 즐거워하는 법을 그때는 몰랐다고.

"사랑에 대한 개념과 방식을 깨우쳐준 영화예요. 서로를 위해 포기할 줄도 알고 좀더 적극적인 사랑표현도 해야겠다는 각오도 생기고요. 취미가 맞는, 누군가 나를 미치게 만드는 여자를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이천희, 한지혜가 보여주는 사랑 방정식 '허밍'은 화이트데이 전날인 13일에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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