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은 본능 탓인가, 학습탓인가
폭력은 본능 탓인가, 학습탓인가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1.23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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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겸의 안심세상 웰빙치안
김 중 겸 <건양대 경찰행정학과 석좌교수>

잘 나가는 연예인 부부 얘기다. 남편이 얼마 전 텔레비전 연속극 촬영장에서 주먹을 휘둘렀다. 아내가 출연하는 사극의 대본이 찔끔찔끔 건네지는 걸 따지다가 벌어졌다.

속칭 쪽대본이 화근이었다. 한 회분이 한 몫에 나오지 않는다. 여러 차례에 걸쳐 손에 쥐어진다.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급히 읽고 움직여야 한다. 흐름이 깨진다.

작가에게 뭔가 사정이 있겠지만 피곤하다. 그런 촬영현장의 사정을 듣고는 항의하러 갔었다. 술도 마셨다 한다. 급기야 험한 말이 오갔다. 거기서 멈추지 못 했다. 주먹이 나갔다.

이런 주먹질의 원인은 무엇일까 한쪽에서는 공격본능이라 본다. 인간이 문제해결을 위해 선호하는 수단의 하나라 한다. 다른 쪽에서는 욕구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행동이라 본다.

두 이론 다 인간과 폭력의 밀접한 연관성을 지적한다. 특히 집단생활을 하는 경우 자심하다. 병영폭력이다. 욕설과 모멸이든 기합이든 빈번하다. 관례와 전통으로 계승되기도 한다. '지상에서 영원으로(From Here To Eteernity)'라는 미국 영화가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직전의 하와이 육군기지가 무대다. 새로 전입한 이등병 프로이스는 미들급 챔피언이다.

경기도중 상대편 눈을 멀게 만들었다. 직후 권투를 그만 뒀다. 이를 안 중대장이 시합을 시키려고 안달했다. 거부했다. 영창에 수감됐다. 탈영 끝에 귀대하다 오인사격으로 죽는다.

얼마 전 일이다. 플라이급 챔프 최요섭이 뇌사판정으로 이승을 하직했다. 방어전 승리의 대가였다. 서른다섯 한참 나이다. 일기장에는 "맞는 게 두렵다"고 적혀 있었다 한다.

폭력에는 여러 유형이 있다. 복수가 있다. 원한이나 원수가 있을 때다. 금품이나 이득과 같은 어떤 대가를 겨냥하기도 한다. 반면에 방어 내지는 보호를 위하여 행사되기도 한다.

일상의 풍경도 있다. 어렸을 적에 곧잘 하던 병정놀이나 전쟁놀이다. 지금도 어린이들이 레슬링 시합 흉내내기와 더불어 자주 한다. 성장하면서 공격형 격투기 구경으로 이어진다.

폭력은 학습된다. 공격행동을 획득하게 된다. '여기서 그만' 해야 한다. 손발을 도로 거두어야 한다. 참아야 신상이 깨끗해진다. 어렵다. 그래서 폭행은 상습범이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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