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에서의 복강경 수술
산부인과에서의 복강경 수술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1.21 21: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건강칼럼
송 찬 호 <모태안여성병원장>

복강경 수술이라 함은 복강 안을 들여다보는 내시경과 특수하게 제작된 수술기구를 이용해 복강 안에 발생한 병적 상태를 제거하거나 원상 복구하는 수술이다. 복강경 수술에는 일반적인 개복수술(복부를 열어서 수술하는 고전적인 수술)에 필요한 기구 외에 특수하게 고안되고 제작된 장비와 기구들이 필요하다. 물론 장비와 기구만 갖춰진다고 복강경 수술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복강경 수술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집도의의 복강경 수술에 대한 많은 경험과 위기 대처 능력이다.

산부인과에서 복강경 수술은 1980년대 단순히 검사를 목적으로 복강 안을 들여다보는 진단적 복강경과, 배꼽수술이라고 알고 있는 여성의 영구불임수술을 하는 정도의 간단한 시술만이 가능했다. 이 시대에는 산아제한정책의 일환으로 국가에서 가족계획 차원에서 널리 시행됐다. 요즘도 40∼50대 여성 중 많은 여성이 배꼽에 약 2가량의 흉터를 가진 배꼽수술의 흔적을 쉽게 볼 수 있다.

1990년대는 복강경의 영역이 간단한 불임수술에서 본격적인 종양의 제거를 시행하는 수술적 복강경으로의 발전기에 해당한다. 이때부터 복강경의 본격적인 역사가 시작됐다. 처음에는 자궁외 임신의 수술, 작은 난소나 나팔관의 물혹정도를 제거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이후 점점 영역이 확대되어 자궁에 생긴 혹을 제거하고 자궁의 일부를 제거하는 단계까지 발전한다. 1990년대 후반에는 온전히 복강경으로만 자궁전체를 제거하는 복강경하자궁적출술을 시행하는 단계까지 발전했다.

1990년대 부인과 영역에서의 화두는 과연 복강경 수술이 어디까지 발전할 것이냐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복강경으로 암 수술을 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런 예측도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여지없이 무너졌다.

아직 일반화된 수술은 아니지만 자궁경부암의 수술적 치료를 위한 광범위 자궁적출술을 복강경으로 시술하고 있으며, 수술 성적도 개복에 의한 수술과 같거나 좋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야말로 산부인과에서 복강경 수술은 20년 만에 산부인과에서 시행하는 대부분의 수술을 개복수술에서 복강경수술로 대치했다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짧은 시간에 너무도 많이 개발되고 발전됐다.

복강경 수술은 왜 환자에게 좋을까 대답은 간단하다. 배안에 생긴 5cm의 혹을 제거하기 위해 20cm 의 복부를 열어야 하는 것이 개복수술이다. 복강경은 0.5cm∼1cm 정도의 작은 흉터 3∼4개를 이용하여 수술을 하는 방법이다. 당연히 수술 후에 통증이 적고 공기 중의 균이 복강안으로 들어가 염증을 일으킬 가능성도 극히 적다. 통증이 적고 염증을 일으킬 가능성이 적으니 진통제의 사용이 적고 염증의 예방을 위한 항생제의 사용도 적다.

그야말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수술 아닌가! 환자는 덜 아프고 그래서 병원에 3∼4일만 입원해서 좋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진통제, 항생제 사용량 줄어서 국가재정 덜 축내니 좋고, 의사는 덜 아파서 일찍 회복되는 환자 얼굴 보니 좋고. 복강경 수술은 한마디로 그 누구에게도 좋은 수술이라 할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