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로 온정 베풀자
헌혈로 온정 베풀자
  • 박병모 기자
  • 승인 2008.01.18 23: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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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박 병 모 부장 <진천.증평>

헌혈에 대한 안전성이 강화되고 겨울방학마저 닥치면서 헌혈인구가 급격히 줄어 충북도내 혈액수급에 비상이 걸렸다고 한다.

일선 병원에서는 혈액을 구하지 못해 수술일정을 연기하거나 입원환자의 친·인척들에게 헌혈을 독려하는 경우마저 있다고 하니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미루어 짐작이 간다.

충북은 물론 전국 대부분의 적십자혈액원들은 병원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혈액을 제때 공급해주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매일 되풀이되고 있다.

올들어 지난 15일까지 공공단체나 기업체, 헌혈의 집 등 10곳의 헌혈자수는 2433명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2768명보다 12.1%(335명) 줄었다.

충북 도내 전체 헌혈자수도 2006년 7만9003명에서 2007년에는 7만2803명으로 감소했고 일반단체를 제외한 학교, 군부대 등 모든 직업군에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헌혈자수가 줄어든 것은 헌혈인구가 전반적으로 감소추세를 보이는데다 안전성 강화를 이유로 헌혈기준이 강화되면서 헌혈 부적격자가 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가 밝힌 헌혈 부적격률을 보면 2003년 16.2%, 2005년 21.0%, 2007년 22.5%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겨울철 추위와 감기로 헌혈 인구가 줄고 방학으로 인한 학교 등 단체헌혈의 감소까지 더해져 혈액수급은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17일 10시 현재 충북혈액원이 확보한 O형 혈액과 B형 혈액은 각각 20유닛, 17유닛으로 적정 보유량 210유닛, 245유닛에 턱없이 부족하고, A형 혈액은 17유닛으로 적정보유량 245유닛의 7%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한다.

적십자사가 연장근무를 하고, 가두홍보활동을 벌이고는 있지만 역부족인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수술용 혈액 비축분이 2.2일분에 불과하다는 언론 보도도 있었다.

적정 비축분인 7일분은 커녕, 평소 비축분인 3.0일분에도 크게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특히 O형과 A형은 비축분이 각각 1.7일분과 1.9일분에 불과해 수술을 연기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자칫 2006년 11월처럼 혈액 공급 '주의'발령이 내려질 판이다.

성인병 환자가 늘고 다이어트 열풍으로 헌혈기준 체중에 미달하는 여성이 증가하는 것도 헌혈감소를 가중시키고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대로 가면 헌혈자가 계속 줄어 재고량은 지금보다 더 나빠질 게 뻔하다.

오죽했으면 군부대가 집중되어 있는 경기도와 강원도 북부지역 등 말라리아 위험지역에 대한 채혈제한을 해제했을까.

향토부대인 육군 37사단이 전 장병을 대상으로 헌혈을 독려하는 릴레이 헌혈운동을 펼친다니 고마운 일이다.

하지만 특정단체만 나선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아무리 의학이 발달한다 해도 혈액은 인공으로 만들 수 없다.

건강한 사람의 헌혈을 통해서만 혈액은 확보될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혈액은 헌혈자 개개인의 건강상태에 따라 감염 등 위험성이 상존하며 보관할 수 있는 기간이 짧아 수급조절이 매우 어렵다.

헌혈은 우리가 몸으로 할 수 있는 가장 숭고한 사랑의 실천이며 생명을 전하는 일이다.

헌혈 운동이 범국민적으로 되살아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날씨만큼이나 꽁꽁 얼어붙은 가슴을 풀어헤치고 헌혈차에 올라보자.

이웃사랑이 먼데 있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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