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내 일부 학원과 교습소(일명 전문학원)가 수강료 카드납부를 거절하고 있어 학부모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며칠전 주부 이모씨(43·청주시 흥덕구 수곡동)는 아들이 다니는 수학학원에 수강료를 카드로 지급하려 했으나 현금으로 납부할 수밖에 없었다. 학원측이 카드 대신 현금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수학전문학원을 보내고 있다"는 이씨는 "40만원이 넘는 수강료가 부담스러워 아들편에 수강료를 납부하라고 카드를 보냈는데 학원 측에서 현금으로 납부하라며 돌려보냈다"고 털어놨다.

김모씨(39) 역시 자녀의 영어 수강료를 카드로 납부하려다가 학원측으로부터 '저희 학원에서는 카드납부를 받지 않으니 계좌이체나 현금으로 보내달라'는 문자를 받고 당혹해했다. 김씨는 "5000원짜리 밥 한 그릇을 먹어도 카드를 받는데, 25만원이란 거액의 수강료를 받는 학원에서 카드 납부를 거절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법적 제재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이처럼 수강료의 카드납부 거절은 고액의 수강료를 받고 있는 학원과 교습소에서 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는 카드납부시 학원 운영이 그대로 드러나 과세되기 때문이다.

학원 관계자는 "그룹단위의 수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학원과 교습소는 수험료가 비싸고, 1대1 강의일 경우는 부르는 게 값"이라며, "거리제한과 규모제한이 완화되면서 개인이 운영하는 교습소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뒤 일부 학원들이 정확한 수입금을 신고하지 않기 위해 카드납부를 받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청주시에 한 과목만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교습소가 400여개가 넘고, 이곳마다 평균 25만원의 수강료를 받고 있다"면서 "워낙 많은 전문학원으로 인해 관할 감독청이 실질적인 수입을 조사할 수 없을 뿐 아니라, 1대1 수강은 근거조차 조사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사교육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지 오래지만 수강료납부에 대해서는 특별한 규제가 없었던 게 사실이다. 특히 현찰로 지불되는 고액 수강료의 경우 세금 추징은 더 어려운 실정이다.

청주시 교육청 담당자는 "청주시내만 학원과 교습소로 등록된 곳이 1300여개"라며 "현재 상한선을 정해 그 범위를 넘어서는 수강료에 대해서만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학원은 등록제이다 보니 시설기준에 맞을 경우 등록증을 발급해 허가하고 있다"며 "학원의 강의시간과 종목에 따라 수강료가 다르다보니 실질적인 조사가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