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주신생명 소중"
"하나님이 주신생명 소중"
  • 김금란 기자
  • 승인 2008.01.01 22: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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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의 쥐띠해…다자녀 가장을 만나다.
진천 백곡면 권학도 목사 다복한 가정 일궈

6남 3녀 산·들서 뛰고 뒹굴며 사랑·정 키워

진천군 백곡면 대문리에 자리잡은 대한예수교장로회 대문리교회 권학도 담임목사(57)와 이재순 사모(48)의 시골집에도 무자년 새해가 밝았다. 저출산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지만, 권 목사 부부는 6남3녀의 다복한 가정을 일구었다.

전라도 남자인 권 목사는 그의 나이 마흔에 9살 연하인 경상도 여자를 만나 9명의 자녀를 낳은 것을 모세의 기적보다 놀랍다고 말한다. 합동신학대를 졸업하고 농촌사역 중이던 권 목사의 결혼조건은 웬만한 여성들이라면 손사래 치고 도망가기 충분했다.

권 목사는 "아내에게 노모를 모시고, 시골에서 살되 하나님이 주신 생명은 주는 만큼 낳을 것을 제안했다"며 "가족이란 함께 먹고 잠자고 뒹굴며 그 속에서 따뜻한 울타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다산을 상징하는 쥐띠 해에 찾아간 권 목사 집에서 들려오는 아이들 웃음소리는 고목의 싹도 틔울 만큼 생기가 넘쳤다.

권 목사의 집에는 노모인 이점례 어르신(85)을 비롯한 의사를 꿈꾸는 큰 딸 은진(진천고 2), 키 크는 것이 올
해 목표인 둘째 은찬(백곡중 3), 기자가 꿈인 셋째 은정(여·백곡중 2), 진천군 대항 100M달리기 대회에서 2등을 한 넷째 정찬(백곡초 6), 예비목회자인 다섯째 영찬(백곡초 5), 꽃미남 여섯째 강찬(백곡초 3), 일곱째 은혜(여·6), 예수님의 찬양을 한 몸에 받고 태어난 여덟째 예찬(4), 오는 5일 두 돌을 맞는 경찬(2)이까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한 울타리에 모여산다.

방학이 되면 학원과 과외학습으로 부모 얼굴조차 대면하기 힘든 도시 아이들과 달리 권 목사의 자녀들은 눈 뜨고 잠잘 때까지 한 이불 속에서 뒹군다. 이들에게 눈 앞에 펼쳐진 앞·뒷산이 놀이터요, 고구마, 감자를 캐는 일은 놀잇감이 된다.

권 목사는 아이들에게 자연 만큼 좋은 교사와 스승은 없다고 말한다.

권 목사는 "뿌린 만큼 거두고 땀 흘린 만큼 수확의 기쁨을 안겨주는 자연의 품에서 뛰어 논 아이들은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자연의 순리를 알게 된다"며 "아이들이 남에게 유익을 끼치는 삶을 살도록 잡아주는게 부모의 몫이라고 여긴다"고 말했다.

그다지 넓지 않은 이 집 거실에는 짝 잃은 물건이 없다. 11명의 대식구가 앉는 식탁 3개, 세탁기 2대, 냉장고 2대, 세면대 2개, 컴퓨터 3대, 자전거는 무려 7대다. "편식하면 어쩌나"하는 사소한 걱정은 해본적 없을 만큼 잘 먹고 잘 자라줘서 감사하다는 권 목사 부부다.

학교 반 친구를 다 합쳐도 형제 수가 더 많은 이 집에서 80 쌀 한가마는 한 달을 못 넘긴다. 귤 한상자, 라면 한상자가 이틀을 못 넘겨도 이들에게 하루 세끼 식탁에서 피어나는 웃음꽃만큼 귀한 성찬은 없다.

학원을 다니지 않는 아이들을 위해 권 목사 부부는 가정교사를 자청했고, 피아노학원을 다닌 큰 딸 은진이는 동생 은정이에게, 운동을 잘하는 은찬이는 동생 정찬이에게 운동원리를 알려주는식으로 부족한 공부를 채운다.

과외 한 번 받지 않은 아이들의 학교 성적은 상위권이다. 큰딸 은진이와 은찬이는 전교어린이회장을 도맡아 할 만큼 뛰어난 리더십도 갖췄다.

9형제를 낳고 키운 이재순씨는 "욕심을 비우고 나면 행복해 질 수 있음에도 사람들은 비우지 않은 채 행복하길 바란다"며 "일류대학과 좋은 직장, 권력을 소유해야 행복한 것은 아니다. 가져도 만족하지 않으면 불행한 법이다. 부족하지만 나누면서 풍족함을 느끼는 것이 행복의 비결이다"고 설명했다.

진천군 백곡면 대문리교회 권학도 목사의 가정에는 새해에도 웃음꽃이 만발이다. 권 목사 아들, 딸들이 할머니와 부모님에게 새해를 맞아 세배를 올리는 중에도 행복함이 가득하다.
▲ 충남 진천군 백곡면 대문리 교회 권학도 목사 아들,딸들이 할머니와 부모님에게 새해 새배를 하고 있다./유현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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