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나눔의 성탄
사랑과 나눔의 성탄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12.25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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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특별기고
장 인 산 <청주 수동성당 주임신부>

성탄절을 맞이해 주님의 사랑과 축복의 은혜가 풍성히 내리기를 축원합니다.

주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시기를 어느 집에 들어가든지 그 집에 사는 사람들에게 평화를 빌어주라고 말씀하시면서, 그 집에 평화를 받아들일 만한 사람이 있으면 빌어주는 평화가 그 집안에 머물 것이고,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그 평화가 되돌아와 빌어주는 사람에게 내릴 것이라고 했습니다. 많이 빌어주는 사람은 이웃에게 덕을 베푸는 일에 있어서 선구자가 되는 것이니 좋은 일이 될 것이며, 되돌아오는 축복도 있을 것이니 복을 받을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예화 하나 해 드리려 합니다.

옛날에 어떤 부인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 여인은 자신만을 생각하며 살았고, 이웃에게는 도움을 하나도 주지 않았습니다. 결국 그 여인은 지옥에 떨어졌습니다.

사람에게는 수호천사가 하나씩 정해져 있는데 그 여인의 수호천사가 안타까운 마음에 하느님의 허락을 얻어 그 여인의 생활기록부 책을 가져다 한 장씩 살피면서 혹시라도 좋은 일, 선행을 한 적이 있나 살펴보았습니다.

책장을 넘기던 중 한 대목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엄동설한 눈보라가 쌩쌩 몰아치던 겨울날, 깡통을 든 소년 거지아이가 그 부인의 집을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배가 고프고 추워서 얼어죽을 지경이니 따뜻한 밥 한 숟갈만 달라고 청했습니다. 그 여인은 그 아이에게 얼어서 빳빳하게 된 파뿌리 하나를 깡통에 넣어주면서 가라고 했습니다.

천사는 그 기록을 보고 반색했습니다. 그리곤 하느님 앞에 나와 그 여인이 거지에게 파뿌리를 하나 희사한 기록을 찾았다고 보고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그 천사에게 그 부인을 도와주라고 명했습니다. 그 천사는 파뿌리를 들고 지옥에 있는 그 여인을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느님은 자비하신 분이십니다. 저를 부인에게 보내서 도와주라고 하셨습니다. 이제 파뿌리를 내려보낼 터이니 몸을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계십시오. 파뿌리가 끊어지지 않고 부인께서 들어올려지시면 살게 될 것입니다."

그 부인은 천사의 말을 듣고 시키는 대로 파뿌리를 꼭잡고 가만히 있었습니다. 천사가 잡아당기는 대로 부인은 조금씩 위로 들어올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아!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지옥에 함께있던 다른 부인들이 구출될 기회는 이때 뿐이라고 여기고는 공중으로 들어올려지는 그 부인의 발목을 서로 붙들고 늘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자석에 달라붙는 못들과 같은 모양이었습니다. 그 부인이 몸이 달아서 생각했습니다. "이 파뿌리는 내 것인데, 왜 다른 사람들이 달라붙어서 내 신세를 망치려고 하는가" "나만 해도 무거워서 아슬아슬 한 판인데 이 사람들이 다 달라붙으면 어찌될까" 이런 생각에 그 부인은 다른 여인들을 떨어트리기 위해서 발길질을 시작했습니다.

수호천사는 가만히 있으라고 말했건만, 부인은 혼자만 생각하고 마치 말과 같이 뒷발질을 하면서 힘껏 내리찼습니다. 그러는 바람에 얼었던 파뿌리가 끊어지고 말았습니다. 그 부인과 매달렸던 여인들이 다 지옥바닥으로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이 이야기는 러시아의 문호 토스토예프스키의 단편소설 내용입니다. 이웃에게 베푸는 사람은 자신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며, 이웃에게 베풀지 않는 사람은 자신에게도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우쳐 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서로를 생각하면서 덕을 쌓고 사랑을 나누며 자선을 베풀면서 살아간다면 이 세상이 삭막한 세상이 아니라, 평화롭고 온정이 넘치는 밝은 세상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새해에는 모든 분들이 주님의 크신 사랑과 축복을 체험하고 나누는 복된 한 해, 축복의 한 해 되시기를 바랍니다. 예수 그리스도 우리 구세주 주님의 성탄절과 새해를 맞이해 여러분 모두에게 참 행복과 평화가 넘치는 은혜가 내리시기를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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