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영제 적자보전에 허리휘는 청주시
준공영제 적자보전에 허리휘는 청주시
  • 이형모 기자
  • 승인 2024.04.03 1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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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685억 재정 지원 … 3년새 33%·민영比 2배 ↑
업체 인건비 인상률 제한조항 삭제 요구 … 부담 가중
노사 임금협상 교섭은 최종 결렬 … 수습 진통 우려도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청주 시내버스 준공영제에 들어가는 재정지원금 규모가 3년 사이 170억원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청주시에 따르면 2021년 1월부터 시행된 청주 시내버스 준공영제는 각 버스회사의 모든 운송 수입금을 공동으로 관리하면서 청주시가 운송 적자분을 보전해주는 방식이다.

현재 버스회사 6곳이 준공영제에 참여하고 있으며 98개 노선의 시내버스 465대가 대상이다.

준공영제 도입 첫 해인 2021년 516억원이던 재정지원금은 지난해 685억원으로 3년 사이 32.7%(169억원)가 증가했다.

민영이던 2020년 325억원에 비해서는 2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반면 운송수익금은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2020년 444억원, 2021년 460억원, 2022년 498억원에 그쳤다.

이처럼 준공영제 시행으로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버스 업체들은 임금지원 기준 폐지, 식사비 인상, 법정교육비 지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시와 버스 업체들은 지난 2월부터 준공영제 2회차 협약서 갱신을 진행하면서 이 문제도 논의하고 있다.

준공영제는 3년마다 기간이 갱신되며, 1회차가 지난해 12월로 종료된데 따른 것이다.

양측은 기간 갱신에는 합의했으나 협약서 내용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핵심은 협약서 9조 16항의 `인건비 지원액은 공공기관 임금인상률의 ±20%를 초과하지 않는다'는 조항이다.

버스 업체들은 공공기관 임금지원 기준이 있어서 임단협 교섭을 할때 걸림돌이 된다며 이 조항 삭제를 요구하고 있다.

우진교통 관계자는 “이 조항은 노사 자율의 인건비 인상을 제한하는 기준”이라며 “노동권 침해 뿐아니라 경영권 기본을 무너뜨리는 독소조항”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시는 이 조항을 삭제할 경우 재정 지원의 급격한 증가를 막을 방법이 없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복리후생비 지원 논의는 가능하지만 임금인상률과 관련된 조항 삭제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협약서 조항 삭제나 수정은 시준공영제운영위원회의 가결과 시의회 동의가 필요한 만큼 먼저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준공영제 버스 업체들 노사의 임금협상도 난항을 겪고 있다.

노측은 7.18% 임금인상을 요구한 반면 사측은 2.5% 인상안을 제시해 지난 1일 7차 교섭을 끝으로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6개사 노동조합은 지난 2일 청주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했다.

조정기간이 15일인 점을 감안하면 파업 여부는 오는 17일나 18일쯤 결정될 전망이다.

우진교통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문제 해결의 실질적 결정권을 갖고 있는 청주시장이 당사자로서 나서야 한다”며 “실질적 사용자로서 이 모든 문제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형모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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