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온 영향 … 협회 이번주내 전수 조사
충북지역 꿀벌 폐사가 올겨울 또다시 속출해 양봉농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충북양봉협회 청주지부에 따르면 전날 청주시 내 양봉농가 20곳을 대상으로 피해 현황을 확인한 결과 모든 농가 봉군(벌통)의 벌이 절반 이상으로 줄었다.
월동기에 봉군 1개당 2만여마리가 서식하므로 봉군 당 1만마리 이상이 죽거나 사라진 셈이다.
낮 기온이 10도 안팎으로 올랐던 지난해 12월 초 월동 준비를 앞둔 꿀벌들이 시기를 착각하고 봉군 밖으로 이탈한 게 원인으로 꼽힌다.
농가는 피해를 예측했으나 월동을 위한 내외부 포장 처리로 이제서야 봉군 안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에서 양봉업에 종사하는 김만철씨(60)는 350개 봉군 중 300개에 피해를 봤다. 지난해 큰 피해를 본 후 200개 봉군을 다시 구매한 김씨였다.
꿀벌에게 치명적인 진드기 `응애' 영향도 원인으로 꼽힌다. 응애는 꿀벌의 영양분을 빨아 먹고 사는 기생충이다.
기존 방제약에 내성으로 방제 조치에도 잘 죽지 않아 양봉산업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올해 꿀벌 피해는 지난해 못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충북에서는 월동기 전후로 전체 꿀벌의 66.1%가 폐사·실종됐다.
충북 양봉농가 2573곳에서 키우는 25만8000봉군 중 16만여 봉군이 피해를 입었다.
충북양봉협회는 이번 주 안에 협회 등록된 양봉농가 피해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해 정확한 피해 규모를 확인할 예정이다.
/이형모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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