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장 무너지게 만드는 가을 농촌도둑
억장 무너지게 만드는 가을 농촌도둑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10.22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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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겸의 안심세상 웰빙치안
김 중 겸 <건양대 석좌교수>

가을이 되면 농민들이 애써 가꾼 한해 농사를 도둑질하는 악명 높은 무리들이 성행한다.

들녘의 추수거리 벼를 제일 많이 훔친다. 쌀값이 예전 같지 않지만, 그래도 훔쳐간다.

고추나 인삼도 걷어간다. 인삼은 5년 넘는 것만 골라간다. 그간의 농민들 땀과 노력이 물거품이 된다. 가을장마의 영향도 받는다. 값 오른 과일과 채소도 손을 댄다. 호박을 한 곳에서 260여 개나 가져갔다.

도둑질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굶주림에 지쳐 손대는 뜨내기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곧 잡힌다. 서툴러서다. 물증을 남겨서다. 전문털이범은 그렇지 않다.

가히 직업이면서 분야별로 전문성이 있다. 소도둑 따로 있고, 돼지도둑 따로 있다. 농산물도 들판털이가 있고, 하우스털이가 있다. 수법 또한 각기 다르다. 거기에 도둑물건 파는 시장이 있다.

훔친 물건의 매매를 중개하고 판매하는 조직도 있다. 장물시장이다. 대부분 전과자다. 그래서 잡기도 어렵다. 절도범 검거율은 40%에서 45% 사이를 오락가락해 낮은 편이다.

요즘처럼 도로가 사통팔달이면 더 어렵다. 자동차를 이용해서 싣고 사라진 뒤 신고 받고 출동하지만, 이미 고속도로를 타고 도주한다. 발을 동동 구르지만 검거에 한계가 있다.

제일 좋은 방법은 예방이다. 현찰 한 푼이 아쉬운 농촌이다. 특히 수확기에는 더 그렇다. 봄부터 가을까지 농민의 땀과 농자재값이 투입된다. 그러나 도둑들의 극성으로 농민의 주머니는 비고 만다.

이러니 방범에 돈을 쓰기가 쉽지 않다. 알면서도 강구치 못한다. 1년 농사 헛농사했다는 푸념이 나온다. 그렇다고 뒷짐질 수야 없다. 우선 자물쇠만이라도 단단히 채우자.

들판이나 도로가에 수확물이 깔려 있다. 말리려고 널어 놓았다. 가져가도 좋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도둑은 그렇게 받아들인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해 지기 전에 거둬들여야 한다.

함께 순찰을 돌자. 주민들끼리 조를 짜서 한 달만 수고하면 된다. 자율방범의 활성화다. 경찰과 합동순찰도 좋다. 고민은 경찰도 많이 한다. 가을이면 특별 예방과 검거에 들어간다.

자치단체도 나서야 한다. 마을 입구와 큰 도로로 이어지는 곳에 CCTV를 설치 하자. 효과가 있다. 주민과 경찰, 행정이 함께 하는 치안이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완벽에 가까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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