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북부 때아닌 가을우박 … 원인은?
충북 북부 때아닌 가을우박 … 원인은?
  • 하성진 기자
  • 승인 2023.10.29 1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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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기류 탓 상·하층간 40도 온도차로 발생
천둥·돌풍 동반 비와 손톱만한 우박 쏟아져
새달 중순까지 가능성… 수확 앞둔 농가 주의
김영환 충북지사가 지난 26일 우박 피해를 입은 제천시 송학면, 단양군 적성면, 대강면 사과 농장을 피해상황을 점검하고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충북도 제공
김영환 충북지사가 지난 26일 우박 피해를 입은 제천시 송학면, 단양군 적성면, 대강면 사과 농장을 피해상황을 점검하고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충북도 제공

 

충북지역에 때늦은 우박이 잇따라 쏟아지면서 시설물 관리에 비상이 켜졌다. 기상청은 다음달 중순까지는 우박이 내릴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안전사고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지난 26일 오후 충북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돌풍과 번개를 동반한 가을비가 내렸다.

청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30분 기준 지역별 강수량은 제천 11.2㎜, 충주 1.9㎜, 단양 1.5㎜이다.

내린 비의 양은 많지 않지만 제천과 단양지역에는 이날 오후 5시20분부터 약 30분 가량 콩알만 한 크기에서 밤톨만 한 크기의 우박이 비와 함께 쏟아지기도 했다.

제천 수산면에 거주하는 조모씨는 “우당탕 소리가 나 사고가 난 줄 알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주변에 큰 우박이 떨어지기 시작했다”며 “생각보다 많이 내려 주민 대부분이 안으로 대피했다”고 말했다.

앞서 10여일 전인 지난 14일에도 충청권 일부 지역에 천둥·돌풍을 동반한 요란한 가을비와 함께 손톱만한 크기의 우박이 쏟아졌다. 이날 오후 3시쯤 음성군 대소면에 돌풍과 함께 손톱만한 크기의 많은 우박이 떨어졌다. 우박은 2~3분간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시간 진천군에도 큰 우박이 쏟아졌다.

통상적으로 우박은 한여름이나 겨울에 발생하는데 이번처럼 가을에 발생하는 이유는 우박의 생성과정에서 강한 상승기류가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5㎞ 상공엔 영하 25도의 찬 공기가, 지상에는 영상 15도의 따뜻한 공기가 자리하면서 상, 하층 간 온도차가 40도까지 벌어졌다.

이런 기온 차이로 불안정해진 대기가 수직으로 뒤섞였는데 이때 얼음 알갱이도 구름 내부를 오르내리며 우박으로 발달한 것이다.

이번 우박으로 충북 북부지역에는 143㏊에 달하는 농장이 피해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6일 내린 우박은 5~15분 정도 수확을 앞둔 사과 등 농작물에 쏟아졌다. 수확을 앞둔 배춧잎에 구멍이 뚫리고 사과는 우박에 맞아 움푹 파이거나 깨지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여기에 비닐하우스가 찢어지고 축사 천장이 깨지는 등의 피해도 발생했다.

제천에서는 봉양읍, 수산면, 송학면, 용두동 등 8개 읍·면·동에서 농작물 피해가 속출했다. 단양에서는 대강면과 단성면 지역에 피해가 집중됐다. 충주 일부 지역도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농가 대부분 수확을 앞둔 사과농가다.

충북도는 정확한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농어업재해대책법에 따라 농업재해 복구비 등 농가 지원 계획을 수립해 지원할 계획이다.

김영환 지사는 “농작물 피해 지원이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일손이음봉사를 통해 피해 농가의 수확을 돕겠다”며 “우박을 맞아 상품성이 떨어지는 사과 등은 못난이 농작물로 활용해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하성진기자

seongjin98@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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