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택배 종사자 `골프엘보 주의보'
주부·택배 종사자 `골프엘보 주의보'
  • 뉴시스 기자
  • 승인 2023.10.09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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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충격 반복 따른 스트레스 누적 … 힘줄 손상
휴식이 최우선 … 방치 땐 만성통증 등 생활 불편
치료 후 재발방지 … 운동·일 전후 스트레칭 도움

30대 가정주부 A씨는 팔꿈치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 2년 전 출산 후 아이를 돌보면서 통증이 시작됐다. 아이를 안아 들 때 물론이고 행주를 짜는 일상의 사소한 동작에도 엄청난 통증이 왔다. 통증이 참지 못한 A씨는 병원을 찾았다가 골프엘보 진단을 받았다.

지난 8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엘보 진단이 골프나 테니스 선수뿐만 아니라 팔을 많이 사용하고 무거운 물건을 자주 드는 택배업, 요리사, 목수, 산모, 주부 등에서 흔하게 발생하고 있다.

골프, 테니스엘보는 한 번의 큰 충격보단 작은 충격이 반복적으로 발생해 스트레스가 누적되고 결국 힘줄에 손상을 입힌다.

보통 테니스엘보는 팔꿈치 바깥쪽이 뻐근하게 아프고, 내측에 통증이 생기면 골프엘보라고 부른다.

박기범 세란병원 정형외과 과장은 “운동선수뿐만 아니라 주부, 직장인 등에게서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방치하면 퇴행으로 약해진 힘줄이 손상되며 질환이 더욱 심해지고 팔꿈치 관절손상으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주요 증상은 팔꿈치 내외 측에서 생기는 통증과 불편감이다. 증상은 개인마다 다르지만 팔꿈치 주변이 뻐근한 정도부터 시작해 심하면 세수나 젓가락질도 힘들고 밤에 잠을 못 잘 정도로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팔꿈치 부분을 누르면 통증이 심한 부위가 있고 팔꿈치에서 손목까지 이어지는 방사통이 나타나며 팔에 힘이 빠지는 증상이 동반될 수 있기 때문에 일상의 불편감이나 작업 능력을 저하한다.

골프엘보, 테니스엘보의 치료는 염증을 줄이고 통증을 조절하는 약물치료나 주사치료 등 보존적 치료만으로 충분히 회복될 수 있다.

민슬기 연세스타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힘줄 손상의 첫 번째 치료는 바로 휴식”이라며 “힘줄은 신체의 조직을 연결하고 움직임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무리한 동작을 멈추지 않는다면 손상 범위가 넓어지면서 회복 속도가 더디고, 치료해도 잘 낫지 않는 만성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충분히 쉬었음에도 2주 이상 통증이 지속되고 호전되지 않는다면 병원에 내원해 치료 받는 것을 권장한다. 대표적인 물리치료로 체외충격파 치료가 있다. 손상 부위에 물리적인 힘을 가해 혈류량을 증가시켜 염증을 줄여주고 통증을 완화해 힘줄의 재생 기능을 촉진하는 치료이다. 또 다른 치료로는 인대 강화 주사라고 불리는 프롤로 주사 치료이다. 세포의 재활성화와 조직의 재생을 돕는 프롤로 주사는 고농도 포도당을 이용해 약물을 손상 부위에 넣어 염증반응을 유도해 조직의 재생을 돕는 자가 재생유도 증식 주사 치료이다.

증상이 좋아지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스트레칭을 하고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하면 무리 없이 일상의 복귀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런저런 보존적 치료에도 호전이 없다면 내시경을 이용한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민슬기 원장은 “골프엘보, 테니스엘보는 치료 후 재발과 만성 통증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팔의 무리한 사용을 줄이는 것이 좋다”며 “평소 운동이나 일을 하기 전후로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팔꿈치의 유연성과 근력을 향상하면 손상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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