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국현과 범여권 대타(代打)
문국현과 범여권 대타(代打)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10.11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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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남 경 훈<정치행정부장>

대통합민주신당의 '원샷경선'이 사흘 남았다. 선거사상 처음 도입된 첫 모바일선거가 뚜껑을 열었고, 후보들은 TV토론회에서 모습을 다시 보였다.

우리가 언제 그랬냐는 듯 겉으로는 경선이 다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충북경선을 시발로 무려 20여일 동안 끌어온 조직·동원선거 전쟁은 일단 휴전된 듯 싶다. 경선이 중단되고 당이 쪼개질 수 도 있는 극한 대립에서 한발짝 물러난 상황이다.

이번 싸움은 경찰이 개입되고 후보 캠프 사무실이 압수수색 대상이 되는 어처구니 없는 일로 번졌다.

동네싸움에서 꼭 112가 출동해야 싸움이 끝나는 것과도 흡사했다.

이를 두고 '상처뿐인 영광이 아닌, 상처 뿐인 망신'이라고 평하고 있다.

결국 국민참여 경선을 내세운 대통합민주신당의 경선은 정책이나 인물 검증은 물론, 흥행마저도 실패한 '불법 타락선거, 그들만의 선거'라는 오명을 안고 끝날 우려가 높다.

당초 생각했던 참신한 경쟁을 통한 흥행은 희망사항이었고, 착각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신당의 경선은 한나라당의 경선과도 사뭇 비교가 된다.

후보간 인신공격까지 나오는 난투극이었지만, 그래도 한나라당은 인물검증이라는 큰 틀에서 이뤄졌다는 평을 받았다. 또 흥행과 국민적 관심이라는 경선 효과를 얻어냈다.

그래서 요즘 신당을 포함 범여권에서 나오는 말이 대타(代打)다.

축구나 야구를 할 때 선수가 반칙을 하고 비신사적인 행동을 하는 등 스포츠 정신에 문제가 생기면 아무리 잘하는 선수라도 대타로 교체를 한다. 통합신당을 어렵게 탄생시키고 우여곡절 끝에 경선레이스에 선수들을 올려놓은 민주평화개혁세력들은 지금 대타를 외치고 있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장외 주자'인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사장이 최근 언론에 자주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또 여론조사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있다. 일단 대타감에는 오른 듯 싶다.

지난 9일 청주를 하루종일 방문한 문 전 사장에게서 풍기는 것은 일단 깨끗함이었고, 정치적인 제스가 없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시대정신이라는 경제살리기에 대한 뚜렷한 철학도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이 주변의 평이다. 신당의 싸움과 대비되면서 이런 면이 더욱 부각됐다.

문 전 사장은 서민과 중산층 그리고 중소기업을 위한 경제살리기를 강조했다. 또 기존 정치인들의 부패와 지나친 자기중심적 사고, 기존 정당정치의 실망감을 지적하고 이를 극복하고 대안이 될수 있는 사람은 자신이라고 주장했다.

신당 3명의 주자와 오버랩 되면서 문 전사장의 발언은 자꾸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그러나 문 전 사장은 범여권의 단일화에 대해서는 알 듯 모를 듯한 말로 모호하게 넘어갔다.

그만큼 정치적 변수가 많다는 뜻이다. 신당 경선이 불발로 끝나 후보가 난립하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때는 이합집산(離合集散)을 해야한다. 주도권을 갖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그렇지만, 한나라당 대 반 한나라당이라는 구도가 정해진 상황에서 후보 난립은 결국 선거를 포기하는 것과도 같다. 따라서 후보 단일화는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사안이다. 이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정해야한 한다.

문 전 사장은 이날 서포터즈들과의 저녁모임에서 모형배를 선물로 받았다고 한다. 이순신 장군이 명랑대첩에서 12척의 배로 적을 무찌른 것과 같이 이번 대선에서 아주 어렵지만 승리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한다. 문 전 사장은 명랑대첩 이상의 숱한 고비를 넘겨야 한다. 그리고 대선은 절대 깨끗함 만으로 이길수도 없다. 경제가 전부도 아니다. 문 전 사장이 대타가 되기 위해 나오는 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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