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부귀영화가 있다고
무슨 부귀영화가 있다고
  • 박명식 부국장(음성주재)
  • 승인 2023.07.04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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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박명식 부국장(음성주재)
박명식 부국장(음성주재)

 

음성천연가스발전소 건설부지 주변 6개 마을 이장들이 나라에서 큰 벼슬이라도 받은 양 착각이 지나친 듯 싶다.

국책사업인 발전소가 들어서는 지역은 발전소 관련 법률에 따라 반경 5㎞ 이내에 속하는 지역에 장기적인 지원사업 계획을 수립하게 돼 있다. 지원금은 특별지원사업비와 기본지원사업비가 있고 모든 지원금은 국가전력산업기반기금에서 부담한다.

지원사업을 시행·관리·감독해야 하는 주체는 자치단체이다. 다만 주민으로 구성된 지역위원회 협의와 심의를 거쳐 시행사업을 결정해야 한다. 음성천연가스발전소의 경우 특별지원사업비는 1회성으로 약 150억원, 기본지원사업비는 매년 약 5억원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6개 마을 이장들은 발전소와 가장 가까운 마을 이장이란 이유로 모든 지원사업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것으로 여기는 듯 하다. 6개 마을 외 발전소 반경 5㎞ 이내 지역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심지어 지원사업을 함께 추진해 나가고자 했던 같은 6개 마을 청년단체와도 일절 소통을 거부한다. 이로인해 같은 초등학군 선후배 관계인 청년단체와 이장단체는 지원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협동조합을 각각 설립하는 등 반목하는 사이가 됐다.

자치단체장이 나서서 양 조합의 화합과 통합을 적극 강조했음에도 이장조합은 “주민들에게 물어봐야한다. 시기상조다. 연말총회에서 결정해야 한다. 청년조합 임원은 인정할 수 없다. 이장만 조합 임원이 될 수 있다” 등 온갖 핑계만 대고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고 한다. 어떤 이장은 청년조합 대표 핸드폰 수신 거부까지 해 놓았다. 결국 자존심이 상한 청년조합은 양 조합 통합을 포기하고 자력으로 지역주민 권익을 위한 방안을 찾기로 뜻을 모았다. 단 이장조합이 추진하는 모든 사업에 대한 감시를 철저히 하고 부조리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강력히 표명했다.

이런 가운데 발전소 건설 시행사인 한국동서발전에서 마을기금조성 및 주민수익사업 명목으로 이장조합에 공간과 시설을 지원하기로한 근로자 마을공동식당(일명 함바) 업체 선정 과정에서 특정업체 밀어주기 담합 의혹 논란이 발생했다.

이장조합에서 공식 경쟁입찰을 통해 선정한 우선협상 업체가 5개월 전에 이미 타인에게 인계돼 종사자도 없고, 업력도 없는 사실상 폐업 상태의 경기도 소재 식당이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우선협상 업체 대표가 이장조합 임원의 동네 후배라는 사실까지 밝혀져 논란이 가중됐다.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된 차순위 협상대상 음성지역 푸드업체가 경쟁입찰 원천무효를 주장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다.

이장조합에서는 “우선협상 선정 업체가 마을공동식당 운영을 위해 폐업한 것으로 알고 있고, 채점자들이 맛 평가와 수행능력 등을 객관적으로 검토해서 순위를 결정한 것”이라는 변명을 하고 있다.

논란이 지속되면서 주민 수익이 창출돼야 할 마을공동식당 운영은 시작도 못하고 4개월째 공중에 떠 있다. 오죽하면 한국동서발전 측에서 “줘도 못 먹는다”는 말까지 나온다.

선정한 업체에 문제가 있으면 요건을 충분히 갖춘 차순위 업체에게 자격을 부여하고 조속히 사업을 진행하던가, 이장조합이 능력이 없으면 준비가 잘 된 청년조합에게 맡기던가. 무슨 부귀영화(富貴榮華)가 있다고 진행도 못하는 사업을 꽉 쥐고 있는 것인지 도무지 납득이 되지를 않는다. 이장조합의 무능이 지속되면서 그 피해가 마을 주민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는 현실이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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