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락한 대한민국 관광 1번지 케이블카로 명성 회복 꿈꾼다
쇠락한 대한민국 관광 1번지 케이블카로 명성 회복 꿈꾼다
  • 엄경철 기자
  • 승인 2023.05.08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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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소멸 해법 국립공원에서 찾는다
⑤ 속리산국립공원과 설악산국립공원
1970~1980년대 수학여행·단체 관광객들로 `북적'
속초시·고성군 콘도지역 인기에 밀려 공동화 우려
40여년 찬·반 논쟁 오색케이블카 이르면 연내 착공
속리산권역 체류형 인프라 열악 … 획기적 투자 필요
미시령에서 바라본 설악산국립공원 울산바위.
미시령에서 바라본 설악산국립공원 울산바위.

 

1970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설악산은 강원도 속초시, 인제군, 양양군, 고성군 경계부에 걸쳐 있다. 지정 면적은 398.237㎢로 내설악(인제), 외설악(속초, 고성, 양양)으로 구분한다. 외설악은 해양문화, 내설악은 산악문화의 성격이 강하고 생활문화양식도 차이가 있다.

설악산은 세계적인 희귀자연자원의 서식지로, 1982년 유네스코가 설정한 우리나라 최초의 생물권보전지역이다. 2005년 IUCN(세계자연보전연맹)으로부터 카테고리Ⅱ(국립공원)로 지정됐다.

설악산국립공원에는 천불동계곡, 백담계곡 등 계곡과 대승폭포 등 28개의 폭포가 있다. 권금성, 울산바위, 공룡능선 등 기암괴석과 신흥사, 백담사 등의 문화재 및 사적, 오색온천, 달기약수 등 풍부한 휴양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설악산국립공원 오색령(한계령) 정상
설악산국립공원 오색령(한계령) 정상

 

# 국내 관광 1번지였던 설악산국립공원

설악산국립공원은 1970~1980년 국내관광 1번지로 호황을 누렸다. 속초시 설악동 숙박단지는 몰려드는 수학여행단과 단체관광객들로 북적거렸다. 국내 유명 관광지로 명성을 높였던 시절 설악산은 지역경기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다.

당시 설악산 접근성은 용이치 않았다. 영동고속도로는 편도 1차로로 말이 고속도로이지 국도 또는 지방도로 수준이었다. 수도권, 충청권 등에서 외설악인 속초와 양양으로 가는 길목에는 백두대간의 험준한 산령이 가로막고 있었다.

교통오지임에도 설악산이 인기를 누린 것은 천혜의 자연자원이 때문이다. 특히 산악문화와 해양문화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이점도 1970~1980년대 인기 관광지로 인식됐다. 속초시 설악동지구와 양양군 오색지구가 숙박시설, 식당이 집중돼 있어 관광객들이 몰렸다.

그런 설악산국립공원이 수학여행객이 줄어들면서 인기가 시들해졌다. 설악동지구는 공동화를 걱정하는 쇠락한 관광지로 전락했다. 수학여행단과 신혼여행객 감소로 쇠락한 속리산국립공원 보은군 속리산면 상가지구와 비슷한 상황을 맞았다.

설악산국립공원의 설악동, 오색, 백담지구는 영동고속도로 확장 등 교통여건 개선으로 접근성이 좋아졌음에도 옛 명성을 찾지못하고 있다.

속초시, 고성군 등 설악산 권역에 콘도미니엄이 대거 들어서면서 기존 숙박시설이 있던 설악산국립공원 각 집단시설지구의 이용객 감소를 초래했다. 관광트렌드를 맞추지 못한 기존 설악산 집단시설지구와 충북 국립공원의 일부 집단시설지구가 비슷한 처지에 놓인 것이다.

설악산국립공원 양양 오색지구.
설악산국립공원 양양 오색지구.

 


# 설악산국립공원 권역 관광 잠재력

설악산국립공원의 관광객이 감소하긴 했지만 산악문화와 해양문화의 독특한 환경은 관광잠재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접근성도 크게 개선됐다. 영동고속도로의 확장과 서울~양양고속도로 개통은 서울 등 수도권에서 1시간대에 접근이 가능하다. 양양국제공항도 이전 개항해 설악산국립공원 권역의 국내외 여행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

산악과 해양문화를 동시에 즐기려는 관광객들은 사계절 설악산국립공원권역을 찾는다.

주말, 휴일이면 설악권을 찾는 관광객들로 고속도로, 국도 곳곳이 밀릴 정도로 관광객들이 밀려온다. 설악산 뿐 아니라 해양문화를 즐길 수 있는 관광인프라 구축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 덕분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설악산국립공원권역의 대규모 숙박단지인 고성군 토성면 콘도지역(미시령)과 골프장이 있는 지역 외에는 기존 국립공원 시설지구는 여전히 관광객 유치를 통해 활로를 찾는 고민을 하고 있다. 기존 시설지구의 획기적인 발상 전환 또는 소규모 투자로는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설악산국립공원 권금성 운행 케이블카.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 제공
설악산국립공원 권금성 운행 케이블카.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 제공


# 주목받는 설악산국립공원의 케이블카 사업

설악산국립공원의 케이블카 사업이 관심을 끌고 있다. 40년 이상 찬반논란을 겪었던 설악산 오색케이블카사업은 이르면 올해 말 착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민들은 오색케이블카사업이 1970~1980년대 명성을 회복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설악산에는 현재 케이블카가 운영중이다. 1970년 운행을 시작해 50년이 넘었다. 매년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설악산 케이블카는 설악산국립공원 소공원에서 권금성까지 운행하고 있다.

1970~1980년대 자연자원과 문화유산 외에는 특별할 것 없는 콘텐츠가 없었던 상황에서 하늘에서 설악산 풍광과 동해바다를 즐길 수 있는 케이블카는 인기를 끌었다.

현재 추진중인 설악산 케이블카는 오색지구에서 끝청 정상까지 3.3km 코스로 대청봉과 동해바다를 조망할 수 있다. 이 사업으로 인해 전국 국립공원의 케이블카 설치 붐 조짐이 보인다.

설악산국립공원과 같이 수학여행지 옛 명성 회복을 꿈꾸고 있는 속리산국립공원도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하다 중단한 상태다. 속리산국립공원의 관광객 회복세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주민들은 케이블카사업이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설악산과는 상황이 좀 다를 수 있다. 설악산권역은 산악과 해양문화가 있고, 휴양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오색지구 관광객 유입 콘텐츠가 필요한데 케이블카사업을 선택한 것이다.

속리산권역은 설악산권역에 비한다면 접근성은 개선됐지만 체류형 관광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하다. 속리산국립공원권역의 기초체력이라 할 수 있는 관광인프라 구축을 위한 획기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글·사진 엄경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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