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 대학생 되다
'조폭' 대학생 되다
  • 정봉길 기자
  • 승인 2007.09.14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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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배 출신 '늦깎이 중학생' 정재화씨
조폭생활을 접고 학교에 복학해 화제를 모았던 정재화씨(37)가 제천 대원과학대 수시 1차에 합격했다.

정씨는 지난 2004년 제천 동중학교 3학년에 복학해 이듬해 제천산업고로 진학, 이달 초 대원과학대학 수시 1차 합격통지를 받았다. "갈 곳 없고 소외된 노인들을 위해 종사하고 싶어요." 정씨가 사회복지과를 선택하게 된 이유다.

늘 부모님의 정을 그리워했던 정씨는 제천동중 3학년에 재학 중이던 지난 1986년 가정형편 때문에 학업을 포기해야만 했다. 예민한 시기에 사회를 접한 정씨의 방황은 그 후 20년간 계속됐다.

폭력조직에 적을 둔 채 반사회적인 생활에 찌들어 있던 그에게 '배움의 갈증'이 다시 찾아온 것은 34살 때였다. 중학교 복학 후 한동안 낮에는 학생으로 밤에는 룸살롱 사장으로 지내던 정씨는 학업에 전념하기 위해 생업인 가게도 접는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자신과 비슷한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는 후배들 교화에도 앞장서 전국 보호관찰소를 누비며 '명강의'를 펼치기도 했다.

대학 등록금을 위해 현재 힘든 막노동을 하고 있는 정씨는 "몸은 비록 힘들지만, 마음만은 편안하다"며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있다.

폭력에 물들어 있던 그의 거친 손은 이제 갈 곳 없고 불편한 노인들을 위한 '따뜻한 손'으로의 변신을 꿈꾸고 있다.

정씨는 "대학을 마친 후 사회복지시설에 취업해 어려운 처지의 노인들과 함께하고 싶다"면서 "대학활동을 열심히 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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