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합시다
행복합시다
  • 장민정 시인
  • 승인 2023.01.09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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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의 한가운데
장민정 시인
장민정 시인

산 너머 언덕 너머 먼 하늘 밑/ 행복이 있다고 사람들은 말하네/ 아, 나도 친구 따라 찾아갔다가/ 눈물만 머금고 돌아왔다네/ 산 너머 언덕 너머 더욱더 멀리/ 그래도 사람들은 행복이 있다고 말을 한다네//



춥고 배고프던 단발머리 시절의 몇 안 되는 낭만으로 기억되는 칼 붓세의 <파랑새>를 읊조린다.

행복이란 파랑새는 산 너머 저쪽 먼 곳에 있다는 생각, 열심히 공부해서 나만은 꼭 행복의 파랑새를 붙잡겠다고 치기 어린 꿈을 꾸게 해준 시.

며칠 전 2023년 새 아침을 맞아 나는 지인들과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라는 새해 축하 메시지를 수십 통 주고받았다.

온전하게 가져지지 않는 행복, 입으로 손끝으로 무수하게 남발하는 것은 내가, 너도 행복하지 않기 때문 아닌가? 행복하고 싶은 것은 영원한 우리의 꿈이다.

행복이란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는 상태라고 정의한다면 삶의 만족도를 이름일 것이다.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어서 행복이 인생의 목표가 됨에 대한 이론은 철학자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등이 기원전부터 설파하고 나서 지금까지 끊이지 않고 추구되고 있는 명제이기도 하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해지고 싶어 한다.

그러나 행복의 이면에 똬리를 튼 불행도 끈질기게 따라붙어 행복을 위협한다,

내가 어릴 적에는 모두가 너무 가난했다.

어른들은 <등 따시고 배부르면 >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이라 여겼다.

동짓달 긴긴밤, 배고픔을 잊게 했던 할머니의 재미난 구전동화도 언제나 <잘 먹고 잘살았데요>로 대 단원의 막이 내리곤 했다.

모든 것은 <먹고 살기 바빠서>가 변명처럼 따라붙는 때였다.

이때 행복의 척도는 소박하게도 너나없이 잘 먹고 잘사는 것에 있었다. 배부르고 등 따시면 더할 나위 없겠다는 그때 그 시절을 생각하면 먹을 것 입을 것 넘쳐나는 풍요로운 현대는 지상낙원이어야 맞지 않겠는가?

오늘을 사는 우리는 모두 행복에 겨워야 마땅한데 사람들은 그렇지 못하다.

우리는 세계 10위권의 위상을 지닌 선진국이라고 한다. 146개국 중에서 10위라면 얼마나 대단한가? 피땀 흘려 우리가 이루어낸 자긍심, 그런데

말 타면 경마잡이고 싶다던가,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어선지 배부르고 등 따시기만을 고대하던 시절을 잊은 듯 또 다른 무엇을 갈구하며 행복해하지 않는다.

유엔 산하 자문기구에서 세계 146개국의 행복지수를 올해도 발표했다고 한다.

핀란드가 5년 연속 부동의 1위이고 스웨덴, 덴마크, 등 유럽 국가들이 10위권 안에 안착하고 중국 72위, 일본 54위, 우리나라는 59위라고 한다.

행복지수만 본다면 후진국 수준이다.

왜 그럴까, 내가 왜 행복하지 않은지 곰곰이 스스로 생각해보면 답이 나올 것 같다.

어쩌면 남과 경쟁하고 비교하며 남이 나를 어떻게 보느냐에 전전긍긍하지 않았는가, 그럴 때마다 행복하지 않았다. 그리고 남이 하는 일은 모두 마땅찮고 자신만이 옳다고 생각하는 이기심 또한 문제가 크다. 우리에게 행복은 물질의 풍요를 넘어 정신적인 자존감의 만족에 있는 것 같다.

<손님이 오지 않는 집에는 천사도 오지 않는다> 예전에 행복지수 1위였던 아랍지역의 속담이다.

변화된 우리 모습과 선명하게 대비되어 가슴에 울림을 준다.

진정한 행복은 물질이든 정신이든 정성이든 사심 없이 남을 위할 때라야 성취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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