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시청사 설계 및 건립방향을 위한 제언
통합시청사 설계 및 건립방향을 위한 제언
  • 신춘규 전 통합청주시 신청사 총괄건축가
  • 승인 2022.10.05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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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신춘규 전 통합청주시 신청사 총괄건축가
신춘규 전 통합청주시 신청사 총괄건축가

 

청주시 통합청사의 국제공모를 위해 총괄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이후 총괄건축가로 설계를 총괄해왔다. 그동안 건축계나 청주의 많은 전문가로부터 독려를 받아 왔지만 시장이 바뀌고 난 후 지금의 시청사설계 전반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들이 불거져 나오는 현실이 불편한 것은 사실이다.

논란을 살펴보면 첫째, 본관동의 보존에 대한 가치와 지하공간 주차장의 효율성, 둘째, 배치의 효율성, 셋째 평면의 합리성 등이다.

우선 본관동의 보존에 대한 가치이다. 문화재로 등록되었건 아니건 우리가 중요하게 사용해온 자산을 어떻게 든 보존해 다른 용도로 활용하고 역사를 가꾸는 것은 문화재적인 가치를 따지기 이전에 시간의 축적을 드러내고 우리의 기억을 소중히 간직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임이 이미 증명이 되었다.

1980년부터 개발주도로 일관해온 정책은 모든 기존의 흔적을 지워버리고 새로 짓는 것에 익숙해져 왔다. 도시의 역사는 사진과 글로만 보는 것이 되어 버렸고 물리적인 공간이 없어져 버렸다. 청주도 늦기는 했지만 청주통합청사의 부지를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온 시청사 부지로 정하고 확장적으로 부지를 키워 건설하기로 했다. 본관동의 보존은 문화재의 등록 여부를 떠나 우리가 지켜야 할 역사의 일부이기도 하다. 역사를 존중하는 결정 또한 성숙한 청주시민들의 염원이 아니었을까 한다.

일본에서 공부한 건축가가 설계한 것이라 일제의 잔재라고 몰아세우는 것은 그때의 건축계의 한국건축 정체성을 위한 노력의 과정과 결과물들을 본다면 무지의 소치다. 본관동을 시청사의 안마당에 담고 이를 적절한 방법으로 기능을 담아 시민들에게 돌려주려는 의지는 지속돼야 한다. 지하 주차장의 효율성 역시 다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물론 기존건물을 보존하면서 지하를 개발하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다. 진보된 최첨단 기술을 적용한다면 기존건물의 하부에 지하주차장을 개발할 수도 있다.

문제는 경제성이다. 지금 계획을 보면 본관동 주변으로 굴토하여 주차장 순환이 가능하다. 1단계는 400대로 되어 있지만 전체가 다 개발되면 주차장을 1000대까지 주차할 수 있다. 이 정도면 재생허브센터의 주차장과 더불어 적지 않은 주차공간이라고 본다.

허나 원도심의 교통문제는 다른 각도에서 접근해야 한다. 난 청주가 한국을 대표하는 생태도시로 재탄생하길 기대한다. 청주가 생태도시가 되려면 대중교통의 합리적 재편성이 필요하다. 생태도시의 상징으로서 트램도 검토해봐야 할 것이다.

사실 버스의 공영제가 적극적으로 반영되고 원도심을 중심으로 한 대중교통이 활성화된다면 자가용이 줄어들고 청주시가 친환경 생태도시로의 도약이 가능하지 않을까. 통합청사의 지하층 계획 시 미래의 이런 변화를 고려 지하1층의 층고를 높이고 추후 필요하다면 다른 프로그램으로 변환할 수 있도록 계획에 반영한 것도 이런 변화를 고려한 결과다. `오늘의 요구나 상황'에 매몰되어 `내일의 대비'를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배치와 평면의 효율성은 굳이 논의가 필요 없을 듯하다. 제안된 배치와 건물의 형태는 청주시에 걸맞은 국제적 청사로서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고 자부한다. 평면도 합리성을 최대한 보장할 수 있다. 다만 행정안전부와 일정상 필요한 협의를 위해 급하게 한 형식적인 부서별 배치의 평면이 불합리해 보일 수도 있지만 시청사가 완공될 5,6년 후 변화되는 조직이나 사무환경을 고려 시 별의미가 없어 보인다.

결론적으로 지극히 적절한 절차를 밟아 오랜 시간을 거쳐 결정하고 진행되어온 일들이 지속적으로 잘 진행되길 바란다. 그동안 투자해온 시간과 비용들을 다시 함몰시키지 않아야 한다. 물론 지속적인 논의와 협의에 의해 개선하고 반영해야 할 세부적 사안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통합청사로서 1층과 지하공간은 시민들을 위해 최대한 접근성과 편의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행정업무공간이 좋은 업무 환경으로 좋은 정책들을 만들어 내고 시민들을 보좌할 수 있는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이며 스마트한 공간이 되도록 반복적인 검토와 협의를 통해 청주시의 통합청사가 시민이 사랑하고 즐겨 찾는 공공청사로서 전국을 대표하고 나아가 세계적인 청사로 거듭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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