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승마 소년체전 선수 선발 `잡음'
충북승마 소년체전 선수 선발 `잡음'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2.04.19 1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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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 중 2명 임원 자녀 내정”… 1명만 추천 요청
지도자 “납득할 수 없다” 도체육회·교육청에 진정
논란 일자 다시 선발전 … 단서조항 등 학부모 반발
협회장 “이사회 통해 적법하게 선정 … 문제 없다”

충북승마협회의 전국소년체육대회 충북 대표 선발 과정을 놓고 공정성 시비가 일고 있다. 모든 선수들에게 기회를 부여하지 않고, 협회 임원의 두 자녀를 내정했다는 주장이다.

19일 충북승마협회와 충북체육회, 제보자 등에 따르면 청주에서 승마장을 운영하는 A씨(40대·여·승마 지도자)는 지난 3월 김한구 충북승마협회장으로부터 전국소년체육대회에 나갈 수 있는 선수 현황을 묻는 전화를 받았다.

A씨는 당시 협회장으로부터 “4월 23일 선발전을 치를 예정이니 승마 선수들을 준비해달라”는 얘기를 듣고 선수들과 학부모들에게 선발전 일정을 전달했다. 하지만 이후 협회로부터 아무런 지침이 없었고 A씨는 김 회장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선발전 진행여부를 물었다는 것이다.

그러자 김 회장은 “선발전을 치르지 않고 대표 선수 3명 중 두 명을 확정했으니 1명만 추천해 달라고”말했다고 A씨는 주장했다.

A씨 확인 결과 미리 선발된 두 명의 선수는 승마협회 특정 임원의 두 자녀였다. A씨는 “협회 임원의 두 자녀가 출전 선수로 내정된 것에 대해 납득할 수 없어 협회장에게 이사회 회의록 등 두 선수의 내정 근거를 요청했지만 오히려 화만 냈다”고 말했다.

승마 대표선수 내정이 불공정하다고 생각한 A씨는 이 같은 상황을 충북체육회와 충북도교육청에 알렸다.

충북승마협회는 지난 14일 공문을 통해 3일 뒤인 17일 선발전을 갖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회까지 참가신청 기간이 이틀로 촉박한데다 신청 인원이 없을 경우 이미 내정된 선수를 대표선수로 확정한다는 단서를 붙이면서 다시 반발을 샀다. 게다가 승마 선발전 장소도 대표선수로 내정됐던 협회 임원의 두 자녀가 평소 훈련하는 충남의 한 승마장이었다.

한 승마 선수의 학부모 B씨(40대·여)는 “승마는 선수 기량도 중요하지만 말의 컨디션, 환경 등에 결과가 좌우된다”며 “우리 아이가 출전했다가 괜스레 들러리만 설 것 같아 참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승마를 시작한 한 선수는 “각종 대회에서 입상한 경험도 있고, 코로나19로 최근에 대회가 없어서 이번 소년체전에 꼭 출전하고 싶었는데 일이 이렇게 돼 박탈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이에대해 김 회장은 A씨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협회장은 “최초 선발 내정된 선수들이 협회 임원의 자녀인 것은 맞지만 각종 대회에서 입상한 실력파 선수”라며 “협회장 마음대로 선수들을 선발한 것이 아니라 이사회를 거쳐 적법하게 선수를 확정한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승마장 장소에 대해서는 “처음에 A씨가 운영하는 승마장에서 경기를 치를 것을 제안했지만 본인이 여건이 안 된다며 거절했다”며 “충북에는 공식 규격의 승마장이 없어 오히려 제가 세종 등 다른 지역 승마장을 알아보다가 어렵게 충남의 한 승마장을 섭외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A씨는 “협회장이 내가 운영하는 승마장에서 선발전을 치르자고 제안한 것은 사실무근”이라고 답했다.

현재 이 민원은 국민신문고를 통해 대한체육회로 이송된 상태다.

/이주현기자
jh201302@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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