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사극의 부활 … 관점을 바꾸다
K-사극의 부활 … 관점을 바꾸다
  • 뉴시스 기자
  • 승인 2022.01.03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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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모'·`옷소매 붉은 끝동' 등 퓨전사극 시청률 고공행진
`태종 이방원' 5년만에 대하사극 부활 … 마니아 층 인기
(왼쪽부터) '태종 이방원', '연모', '옷소매 붉은 끝동' 포스터.
(왼쪽부터) '태종 이방원', '연모', '옷소매 붉은 끝동' 포스터.

 

지난해 12월30일 `2021 MBC 연기대상'에서 `옷소매 붉은 끝동'의 주역인 배우 이세영·이준호가 나란히 최우수연기상을 받았다. `옷소매 붉은 끝동'은 지난 1일 마지막회 시청률이 17.4%를 기록하며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증명했다. 같은 달 14일 종영한 KBS 2TV 드라마 `연모'도 최고 시청률 12.1%를 기록하며, 극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었다. 또 우리나라 사극 최초로 넷플릭스 TV쇼 부문 세계 톱10에 진입했다.

# `연모', `옷소매 붉은 끝동'…퓨전 사극의 고공행진

두 작품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연모'는 쌍둥이로 태어나 여아라는 이유만으로 버려졌던 아이가 오라비 세손의 죽음으로 남장을 통해 세자가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옷소매 붉은 끝동'은 자신이 선택한 삶을 지키려는 궁녀와 사랑보다 나라가 우선인 왕세손의 로맨스를 그렸다.

두 작품은 모두 `퓨전 사극'이다. 역사적인 배경을 기반으로 하지만, 실제 역사 속 인물과 사건이 아닌 가상의 인물과 작가의 상상력을 기반으로 구성된 허구적 이야기가 중심이다.



# 뻔한 스토리가 아니다…주체적·능동적인 여주인공

`연모'는 남장 여자 로맨스의 뻔한 레퍼토리에서 벗어났다. 남장한 여주인공이 세자 신분인 남주인공에게 정체를 들키고 몰래 사랑을 키워나가는 이야기가 아니다. 남장한 여주인공이 왕이 돼 신분의 우위를 점하고, 운명적 역경을 극복해나간다.

역시 인기를 누리다 지난달 종영한 tvN `어사와 조이'의 여주인공은 당차고 주체적인 조선시대 여성이다. 그는 자신이 원치 않는 결혼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이혼을 선택한다.

`옷소매 붉은 끝동'의 여주인공은 자신의 의지로 삶을 개척해 나간다. 그는 신분제의 제약 속에서 후궁을 선택하지 않고 궁녀의 일에 자부심을 느끼며 스스로의 삶을 선택한다. 순종적이고 수동적인 여주인공이 아닌 주체적이고 능동적이고 자기 주도적인 삶을 지향하는 여성의 모습을 그려졌다.



# 퓨전 사극 이어 정통 사극의 부활

퓨전사극뿐만 아니라 정통 사극도 인기다. KBS 1TV는 5년 만에 대하사극을 부활했다. 배우 주상욱과 김영철이 뭉친 `태종 이방원'이다.

`태종 이방원'은 고려라는 구질서를 무너뜨리고 조선이라는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던 여말선초(麗末鮮初) 시기, 조선 건국에 앞장섰던 이방원의 모습을 새롭게 조명한다. 앞서 드라마 `개국' `용의 눈물' `대풍수` `정도전' `육룡이 나르샤' 등의 작품을 통해 대중들은 이미 여말선초를 배경으로 한 정통 사극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바 있다. 자칫하면 식상한 소재라고 비난 받을 우려가 있었음에도 `태종 이방원'은 마니아 층을 탄탄히 쌓아올렸다.

`태종 이방원'은 `인간 이방원'의 모습을 보여준다. 지금껏 다루지 않았던 새로운 이방원의 모습을 조명한다. 오랜 기간 정통 사극에 목말라 있던 마니아 층을 사로잡기에 `인간 이방원'이라는 소재는 충분히 신선하고 매력적이었다.

주상욱도 제작발표회에서 “이방원이라는 인물 자체가 익숙한 이름이다. 우리의 이방원은 내가 아는 사람은 저런 사람이 아니었던 것 같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다”며 관전 포인트를 전했다.



# 앞으로의 K-사극의 방향…익숙함 vs 새로움?

K-사극의 순항은 올해도 계속될 예정이다. 지난달 20일 첫 방송된 유승호·이혜리 주연의 KBS 2TV `꽃 피면 달 생각하고'도 시청률이 고공 행진 중이다. KBS 2TV `붉은 단심', tvN `청춘이여 월담하라'도 올해 방송한다.

방송가 관계자는 “최근 퓨전 사극은 신분제와 고정된 성 역할의 극복을 표상하는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여주인공을 보여줬고, `태종 이방원'은 `피의 이방원'이 아닌 `인간 이방원'으로의 접근이 새로웠다”면서 “앞으로의 사극 역시 익숙함에 속지 않을 수 있을까 기대된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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