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인 없는' 청주 안덕벌 예술의 거리
`예술인 없는' 청주 안덕벌 예술의 거리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1.08.24 2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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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과 마찰·전세가격 급등 … 하나 둘씩 타 지역 이주
도시재생 프로젝트·상권 활성화 사업 불구 활기 잃어

청주시 내덕동 `안덕벌 예술의 거리'에서 예술인들이 떠나고 있다.

지역의 문화기획자와 예술인들이 이탈하면서 야심 차게 추진했던 `안덕벌 예술의 거리' 사업도 활기를 잃고 있다.

안덕벌은 청주의 구도심으로 청주시가 2011년 도시활력증진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도심 재생 프로젝트를 처음으로 진행한 곳이다.

당시 국비 85억여원을 투입해 `옛 청주역사 재현 및 환경정비사업'을 추진하며 도심 재생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이후 2016년에는 `안덕벌 예술의 거리 상권활성화 사업'에 선정돼 국비를 포함해 60억원이 투입되며 예술의 거리로 본격 추진됐다.

더불어 20여명이 넘는 문화기획자와 지역예술인들이 안덕벌에 둥지를 틀며 왕성한 예술활동을 펼쳤다.

하지만 사업비가 커지면서 주민과의 마찰이 생기고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예술인들이 이곳을 떠나시 시작했다.

여기다 10년간 추진됐던 대형 프로젝트 사업이 마무리된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역 예술인 김모씨(46)는 “안덕벌은 청주를 대표하는 예술의 거리로 조성됐다. 하지만 10년 동안 많은 사업을 했음에도 안덕벌에서 활동하던 예술인들이 대부분 떠났다”며 “대형 사업이 끝나가는 것도 있지만 소소한 일로 주민과 마찰이 빚어진 것도 활동지를 옮기는 이유다”고 말했다.

또 “안덕벌은 작업실 전셋값도 저렴해 예술인들이 활동하기 좋았는데 많은 사업이 추진되면서 전반적으로 가격이 상승했다”면서 “경제적 부담으로 예술인들이 버티지 못하고 새로운 문화사업을 찾아 이주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역예술인들의 활동이 줄어들면서 활기를 잃어가는 안덕벌 예술의 거리에 대한 주민들의 안타까움도 크다.

안덕벌의 한 주민은 “주민과 예술인들 간 갈등이 생기는 것은 안덕벌 만이 아니라 전국의 모든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며 “예술의 거리가 되려면 주민의 삶에 녹아드는 예술활동을 해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서로 신뢰가 부족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연지민기자
annay2@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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