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공이산의 기적
우공이산의 기적
  • 이상훈 청주시 서원구 건설과 주무관
  • 승인 2021.03.18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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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청주시 서원구 건설과 주무관
이상훈 청주시 서원구 건설과 주무관

 

나는 2년 동안 다른 지자체에서 공무원 생활을 하다가 다시 공부해 청주시에 임용됐다.

`우공이산(愚公移山)'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우공이 산을 옮긴다는 말로, 남이 보기엔 어리석은 일처럼 보이지만 한 가지 일을 끝까지 밀고 나가면 언젠가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뜻이다.

나는 우공이산의 기적을 이뤘다. 이전 지자체에서의 퇴근 시간 이후 짧은 공부가 모여 `청주시 임용'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하루하루 공부시간을 돌아보면 결코 길다고 할 수 없지만 꾸준함을 바탕으로 묵묵히 공부에 매달리다 보니 내가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이다. 공부뿐만이 아니라 업무 또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에게 하루라는 시간은 한정적이다. 이 시간을 어떻게 활용해 나의 가치를 드높일 수 있을지 고민하고 계발하느냐는 전적으로 본인의 의지에 달려 있다. 내가 하루 한두 시간의 공부시간을 통해 원하는 바를 이뤘던 것처럼 업무 또한 경력이 쌓이다 보면 훗날 베테랑이 될 것이다.

나는 공직 생활을 현재가 아닌 미래를 향해 쓰는 일기라고 생각한다. 젊은 현재 나는 보잘것없고 내세울 것 하나 없지만, 이런 나의 모습이 쌓이고 쌓여 훗날 길고 긴 한 편의 여행으로 남을 것이다. 그 여행의 끝자락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남기자는 목표로 공직생활에 임하고 있다.

그렇다면 선한 영향력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공직생활을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을까?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공무원은 쉽게 정의할 수 없을 것이다. 공직이라는 조직은 한 명, 한 명의 사람이 모여 작게는 지방자치단체를, 더 크게 봤을 땐 국가를 움직이는 조직인 것이다. 그만큼 조직을 구성하고 있는 구성원들이 다양하고 그들이 공직에 임하는 자세가 모두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내게 큰 영향을 준 두 사람이 있다.

한 명은 지자체에서 같이 근무한 팀장님이다. 지금은 한 부서의 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공직생활 동안 항상 몸가짐을 조심하며, 비위와 철저한 거리를 두셨던 분이다. 그래서였는지 같이 근무했던 직원들에게 평판이 좋았으며 누구나 성공한 공직생활을 하고 계신다고 인정받았다.

또 한 명은 같은 학교 선배이다. 그는 내가 연고가 없는 곳으로 임용돼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먼저 다가와 이야기를 걸어주고 공직에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큰 도움을 줬다. 이런 모습은 민원인을 응대할 때에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아무리 성난 민원인의 이야기라도 허투루 듣는 법이 없었으며, 민원 해결을 위해 성의를 다해 다양한 방법을 찾는 사람이었다.

이들은 대다수의 공직자들의 모습일 것이다. 나는 공직 새내기로서 배워야 할 마음가짐이나 업무처리 능력이 매우 많다. 하지만 성급하게 나아가진 않을 것이다. 가끔은 힘들어 지치겠지만, 훗날 돌아봤을 때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 있는 일기를 완성하기 위해 나 자신을 응원하며 현재에 충실하게 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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