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인성의 부메랑
학교폭력, 인성의 부메랑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1.02.15 2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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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연지민 부국장
연지민 부국장

 

큰일을 하려면 어렸을 때부터 깨끗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정치권이나 고위관직에 오를 사람들이 과거의 잘못된 행적으로 한순간 낙마하면서 시중에 회자하는 말이다. 고위층 인사의 경우 국회 청문회를 통해 과거가 낱낱이 들춰지면서 공직자로서의 책무감이 그만큼 커지고 있다.

이는 권력이 사리사욕을 채우는데 악용되어선 안 된다는 강력한 시그널이기도 하다. 그동안 권력자들에 의해 좌지우지되었던 힘의 논리가 이제는 공정하고 공평하길 바라는 국민의 바람으로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10여 년 전만 해도 슬쩍 눈 감아주거나, 소소하게 넘길 수 있었던 위법 사안이 이제는 공정의 잣대가 되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 세상이 되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인터넷을 매개로 한 정보의 공유다. 그것도 일방이 아닌 쌍방의 정보 공유가 가능해지면서 시민의식도 투명사회로 나가고 있다.

정치권과 고위관직에 요구되었던 공정과 공평의 잣대는 개개인의 인성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그 극단의 예가 최근 연예계와 스포츠계에서 벌어지고 있다. 연예인과 스포츠인들로부터 학창시절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이들의 폭로가 인터넷에 올라오면서 인성 문제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

실제 지난달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학교 폭력 가해자가 미스트롯2에 나옵니다'라는 제목의 폭로 글이 게재되면서 파문이 일었고, 지난 10일에는 현직 배구선수 자매의 학폭 사실이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현직 배구선수 학폭 피해자들입니다'라는 제목으로 폭로 글이 올라왔다. 더구나 피해자들은 가해자들이 칼을 가져와 협박했다고 밝히면서 그들의 학교폭력의 위험 수위를 세상에 알렸다.

그렇게 인터넷으로 공유된 학교폭력 논란은 트로트 유망주로 주목을 받았던 여자 가수를 불명예 퇴진시켰고, 배구스타로 얼굴을 알린 쌍둥이 자매 역시 과거 학교폭력이 밝혀지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이처럼 피해자들의 학교폭력에 관한 폭로가 사회문제로 드러나자, 가해자 모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글을 올렸다. 하지만, 철없던 어린 시절의 잘못이란 말로 용서되거나 없던 일로 치부하기엔 시기상조다. 과거라는 말로 어물쩍 넘기기엔 사안이 크고, 엄연히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고, 지금도 피해자가 고통을 호소하는 한 그에 상응하는 가해자들의 책임 있는 행동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스타들의 학교폭력이 좀 더 적극적인 방법으로 폭로되고 있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인기인의 인성도 공정의 잣대로 삼고 있음을 확인시켜준 사례가 아닐 수 없다.

권력과 마찬가지로 인기에는 책임이 따른다. 많은 이들에게 이름이 불리고, 유명해진다는 것은 그만큼 사회적 책무도 동반되어야 하는 일이다. 가해자들이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고, 부를 얻고, 지난 과거가 영웅시되는 것은 피해자들에게 더 큰 상처를 안겨줄 뿐 아니라, 공정한 사회를 위해서도 허용돼선 안 된다.

한국의 아이돌을 배출하고 있는 JYP 대표 박진영씨는 12년 전 외국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세계음반산업의 변화를 예고하며 “노래를 만들지 않는다. 스타를 만든다”며 “음반산업은 바뀌어도 대중들이 스타를 원한다는 것은 변치 않을 것이다. 인성을 갖춘 스타를 키워야 한다”고 설파한 적이 있다. 투명사회일수록 잘못된 인성은 부메랑으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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