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수혈환자 '철 중독증' 주의
만성 수혈환자 '철 중독증' 주의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6.18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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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중 29.3% 심각한 장기손상
재생불량성 빈혈과 골수이형성 증후군 등 수혈 치료에 의존해야 하는 혈액환자 3명 중 1명은 체내에 철(Fe)이 과잉 축적돼 장기에 손상을 주는 '철중독증' 상태에 있다는 조사 논문이 발표돼 충격을 주고 있다.

가톨릭의대 여의도성모병원 등 전국 7개 의료기관은 각 병원을 방문한 재생불량성 빈혈과 골수이형성 증후군 환자 1128명을 대상으로 '만성 수혈로 인한 국내 철중독증 발병 현황'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대상 환자 중 29.3%(331명)가 철중독증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철중독증 환자 중 29.3%(97명)는 이미 한가지 이상의 장기 손상이 발생, 혈액질환과 철중독증으로 인한 장기손상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국내에서 철중독증으로 인한 장기 손상 조사가 진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 신체에는 다량의 철을 제거하는 자체 기전이 없어 반복적인 수혈로 인해 체내에 들어온 철(수혈팩 1개 당 200∼250)은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그대로 몸 속 장기 등에 축적돼 각종 부작용을 일으키는 '철 중독증'이 발병하게 된다.

진단기준은 수혈을 20단위(10회 수혈) 이상 받았거나, 혈청 페리틴이 1000ngmL 이상인 경우이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재생불량성 빈혈환자 795명 중 25.2%(200명)가 철중독증으로 진단됐고, 이들 중 34%(68명)에서 1가지 이상의 장기 손상이 확인됐다. 가장 흔한 장기 이상은 만성간질환(60.3%)이었다. 이어 당뇨병·당내불성(45%), 심기능 이상(20.6%), 성선기능 이상(17.6%), 뇌하수체 이상(14.7%), 피부 색소침착(14.7%) 순으로 나타났다.

장기손상이 확인된 68명의 수혈의존기간은 평균 5년. 총 수혈량은 평균 104단위(12∼350단위)였고, 철수치는 평균 4,084ngmL(1254∼2만2916ngmL)로 철중독증 진단 기준치를 크게 웃돌았다.

골수이형성 증후군 환자들의 경우에는 333명 중 39.3%(131명)가 철중독으로 진단됐다. 이들 중 22.1%(29명)에서 1가지 이상의 장기 손상이 확인됐다.

가장 흔한 장기 이상은 당뇨병·당내불성(48.3%)이었다. 재생불량성 빈혈환자에게 가장 많았던 만성간질환은 41.4%로 두 번째를 차지했고, 피부 색소침착(27.7%), 심기능 이상(6.9%) 순으로 관찰됐다.

또 장기손상이 확인된 29명의 수혈의존기간은 2년이었다. 총 수혈량은 평균 69.5단위(12∼200단위)였고, 철수치는 평균 5344ngmL(1239∼2만822ngmL)로 역시 철중독증 진단기준을 크게 초과했다.

가톨릭의대 여의도성모병원 혈액내과 이종욱 교수는 "잦은 수혈을 받아야 하는 혈액질환자들의 경우 철중독증으로 인한 장기 손상 등의 합병증을 겪을 수 있다"며 "자신의 철수치(혈청 페리틴 수치)가 1000ngmL이 넘는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철중독증으로 인한 장기 손상을 막고, 골수이식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혈액질환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철을 체외로 배출 시켜주는 철킬레이션 치료를 적극적으로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 철(Fe) 중독증이란

우리 몸에 흡수된 철은 철 운반 단백질인 '트랜스페린(transferring)'과 결합해 골수, 근육과 같은 기관에 전달된다. 역할을 다한 철은 신체 내 순환과정을 거쳐 하루에 1mg 정도씩 대변, 소변, 머리카락, 피부, 또는 월경 등으로 소모된다. 정상적인 생활에서는 음식물로 섭취된 철과 소실되는 철의 양이 균형을 유지함으로 문제가 없다.

다만, 재생불량성빈혈, 골수형성이상 증후군 등 만성혈액질환 환자들처럼 치료를 위해 반복적으로 다른 사람의 혈액을 수혈을 받아야 하는 경우다. 수혈팩 1개엔 200∼250의 철이 들어있는데, 우리 신체에는 이 같은 다량의 철을 제거하는 자체 기전이 없기 때문에 반복적인 수혈로 인해 체내에 들어온 철은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그대로 몸 속 장기 등에 축적돼 각종 부작용을 일으키는 '철 중독증'이 발병하게 된다.

<식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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