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의료원 백신반출 `사실로' … 책임지는 사람 없다
청주의료원 백신반출 `사실로' … 책임지는 사람 없다
  • 석재동 기자
  • 승인 2020.12.23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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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설마했는데…” 무더기 송치 소식에 허탈
“도덕적 해이 넘어 몰상식한 행위 … 일벌백계해야”
병원장·관리감독 충북도 대도민 사과 목청 고조
첨부용. 청주의료원 전경. (사진=청주의료원 제공) /뉴시스
첨부용. 청주의료원 전경. (사진=청주의료원 제공) /뉴시스

 

속보=독감 예방백신을 무단으로 빼돌린 청주의료원 의료진이 무더기 송치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충북도민들이 허탈해하고 있다.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의료원 측의 입장표명이 없는 데 대해선 분노를 터뜨리기도 한다.

청주청원경찰서는 지난 21일 의료법 위반으로 청주의료원 손병관 원장을 포함해 의사 12명, 간호사 94명 등 106명을 불구속 입건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 9월 25일부터 10월 8일까지 독감 예방백신 262명분을 무단 반출해 가족과 지인 등에게 접종한 혐의를 받는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도민들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며 허탈해하고 있다.

김모씨(38·청주시)는 “설마 했는데 의료원 의료진이 독감 예방백신 대란으로 시민들이 고생하고 있는 사실을 알면서도 뻔뻔하게 백신을 무단으로 빼돌려 가족과 지인들에게 접종해 줬다니 분통을 터뜨리지 않을 수 없다”며 “이는 도덕적 해이를 넘어 의료원 존립 이유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몰상식한 행위로 일벌백계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시민 이모씨(50)는 “의료원 직원들이 백신을 무단반출하면서 50% 할인 혜택을 받았다는 소식에 깜짝 놀랐다”며 “도대체 의료원이 도민들을 위한 의료기관인지 직원들을 위한 복지센터인지 구분이 안 간다”라고 비난했다.

기소의견으로 검찰 송치까지 이뤄졌음에도 대도민 사과가 없는데 대해서도 비난하는 목소리가 비등했다. 잘못한 사람은 있는데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지적이다.

청주 시민 임모씨(여·44)는 “(손병관)의료원장이 충북도의회 행정사무감사 당시 도의원 앞에서는 사과와 반성을 언급하면서도 정작 도민들에게는 한마디 사과의 말조차 없었다”며 “이는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이어 “관리감독 권한이 있는 충북도도 이번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이시종 도지사라도 나서 도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손병관 원장은 지난 11월 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 출석해 “독감백신 반출로 의료법을 위반한 데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재발 방지와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석재동기자
tjrthf0@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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