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에 얼어붙은 총학선거… 경선은 옛말
취업난에 얼어붙은 총학선거… 경선은 옛말
  • 김금란 기자
  • 승인 2020.11.12 1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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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회 활동 취업 스펙에 미영향… 학생 대부분 무관심
충북대 3년간 단독후보 등록… 찬반 투표로 회장 선출
한국교원대·서원대·충청대·충북보과대도 상황 비슷

대학가 총학생회장 선거가 대부분 경선 없이 단독출마로 치러지고 있다.

학생회 활동이 취업 스펙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면서 선거에 대한 대학생들의 무관심으로 입후보자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충북대학교는 오는 25일부터 이틀 동안 비대면으로 치러지는 제53대 총학생회장 선거에 지난해에 이어 1팀만 등록해 찬반 투표를 한다.

이 대학은 2018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단독후보로 인해 경선을 치르지 못하고 있다.

올해는 특히 단과대학 학생회장 선거에 14개 단과대학 중 인문대학, 약학대학, 사범대, 농생대, 수의대 등 5곳이 출마자가 없어 내년 3월 재공고를 해야 한다. 예년엔 단과대학 미등록이 많아야 1~2곳에 불과했다.

충북대 관계자는 “대학생들 사이에 학생회 활동이나 자치활동에 대한 인기가 시들해져서 그런지 선거에 관심이 없다”며 “올해는 특히 코로나19로 원격수업이 많아 얼굴 볼일이 줄어서인지 단과대학 학생회장 선거의 경우 미등록 단과대학이 5곳이나 발생해 내년 재공고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는 17일 치러지는 한국교원대학교 총학생회장 선거에도 1팀만 등록했다.

서원대와 충청대, 충북보건과학대도 올해 총학생회장 선거에 모두 1팀이 등록해 찬반 투표로 차기 회장을 선출한다.

총학생회장 선거에 대한 대학생들의 무관심은 취업난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예전에는 학생회 활동이 취업에 스펙으로 활용됐지만 요즘은 인턴 경력이나 어학연수 등을 중요 스펙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잡코리아가 알바몬과 함께 올 하반기 구직활동을 하는 신입직 구직자 1306명을 대상으로 `하반기 취업 대비 현황'에 대해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 54.1%가 올 하반기 취업에 성공할 자신이 없다고 답했다.

반면 `올 하반기 취업할 자신이 있다'고 답한 신입직 구직자는 45.9%에 불과했다.

최근 지원자의 직무능력만을 평가해 인재를 채용하는 방식인 블라인드 채용이 확산되고 있지만 신입직 구직자 80.4%는 `여전히 취업스펙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일명 취업을 위해 쌓아야 한다는 취업스펙 9종 세트 중 구직자들이 생각하는 반드시 갖춰야 하는 스펙으로(복수응답) 63.1%가 자격증을 꼽았다.

이어 △인턴경력(42.1%) △토익 등 어학점수(36.4%) △학점(32.4%) △학벌(30.4%) △공모전 입상(11.6%) △사회봉사활동(8.3%) △해외 어학연수(6.0%) 순이었다. 올 하반기 취업을 준비하는 신입직 구직자 중 67.5%는 취업을 위해 전공이나 적성과는 무관한 대외활동을 한 경험이 있었으며, 이들이 하고 있는 대외 활동은 평균 2개였다.

충북대학교에 재학 중인 김모씨는 “예전처럼 학생회 활동이 취업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데다 총학생회장이 누가 되든 선거 자체에 관심이 없다”며 “총학생회장 선거보다 취업에 필요한 어학 점수를 어떻게 하면 높일까가 더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김금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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