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이덕희 교수(기술경영학부·사진)가 동양의 중용(中庸)과 서양의 근대철학을 융합해 선진 문명사회의 길을 제시하는 ‘내생사회: 머리와 손발의 소통 이야기’ 를 출간했다.
이 교수는 경제학자지만 사회 전체를 통합적으로 연구하기 위해 인문학·자연과학 등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탐구해왔다.
이 교수는 우리 사회를 관통하는 3가지 질문을 바탕으로 이번 저서를 기획했다.
정녕 우리에게 도덕적 자본주의는 불가능한 것인가?, 재난은 왜 계속 되풀이되는가?, 혁신은 우리 곁에 있는가? 등 현실적인 문제의 근원이 우리 사회의 외생성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통찰과 함께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내생사회로의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고 저서를 통해 제시하고 있다.
이 교수는 ‘외생성’ 이란 삶의 중요한 의미를 외부적인 요소를 통해 추구하는 방식이라고 정의하고, 우리 사회를 타인 혹은 외부에 의해 발전의 동인이 촉발돼 유지되는 ‘외생 사회’ 로 규정했다.
오랫동안 정치·경제·문화·종교·사상 등 여러 방면에서 우리 고유의 것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정립해 놓은 것을 활용해 온 것이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사회의 역동성을 약화시킨 조선의 유교 사회, 개화기 서양 문물의 수용, 일제강점기 등의 역사적 과정을 거치면서 ‘내생성’ 을 키우는 동력을 상실한 결과가 부동산 불패 신화, 학벌 제일주의, 반복되는 재난과 같은 현시대의 고질적인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저자는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대한민국이 ‘내생사회’ 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내생사회’ 란 흩어지지 않고 무언가 차곡차곡 쌓이는 사회라 비유할 수 있으며, 중용(中庸)에서 말하는 ‘지극한 정성의 총합’ 으로 표현하고 있다.
모든 사안을 결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과정으로 보는 세계관, 내 생각과 행위를 다른 사람에게 표현하는 자기 조직화, 스스로의 노력으로 공을 세워 삶을 영위하는 주체성 등의 3가지 조건이 갖춰질 때 비로소 ‘내생성’이 생겨난다고 이 교수는 강조한다.
이덕희 교수는 “스스로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우는 힘인 내생성이 우리 안에 굳건하게 자리 잡아 자기 언어로 스스로의 질서를 얘기할 수 있는 내생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고 역설했다.
/대전 한권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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