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박상돈 겨냥 `집요한 사찰'
민간인 박상돈 겨냥 `집요한 사찰'
  • 이재경 기자
  • 승인 2020.06.14 1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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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페이스북에 시정 관련 비판 글 올리자
공무원이 캡처후 대책까지 문서로 작성해 보고
제보자 “공무원이 민간인 사찰 … 공직사회 오점”
2017년 천안시 공무원이 작성한 박상돈 시장에 대한 사찰 보고서 사본. /오영근 선임기자
2017년 천안시 공무원이 작성한 박상돈 시장에 대한 사찰 보고서 사본. /이재경 기자

속보=3년 전에 이뤄진 박상돈 천안시장에 대한 천안시 공무원의 `페이스북 사찰'이 단발성이 아니라 장기간에 걸쳐 집요하게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충청타임즈가 입수한 추가 문서 자료에 따르면 박 시장은 본보 보도로 드러난 2017년 9월 22일 천안삼거리공원명품화사업 주민 설명회 참석 이튿날 올린 페이스북 글에 대한 사찰 외에도 7월과 8월 두 차례 올린 페이스북 글이 사찰을 당했다.

A4용지 한 장짜리 이 문서에는 박상돈 시장이 2017년 7월 26일 오후 8시45분과 같은 해 8월 15일 오전 10시 32분에 페이스북에 올린 글과 사진이 첨부돼 있다.

작성자는 이 문서의 제목으로 <박상돈이 비판 글 올림> 이라고 써놓았으며 문서에 박 시장이 당시 올린 두 장의 사진과 글을 그대로 첨부하고 천안시의 대책을 주문하는 자신의 의견을 써놓았다.

(왼쪽부터) 박상돈 시장이 2017년 7월26일에 올린 페이스북 글과 사진. 나라꽃 무궁화가 관리 소홀로 고사한 것을 비판하고 있다.  박상돈 시장이 2017년 8월 15일 광복절 경축일 아침에 페이스북에 올린 천안시내 한 아파트 단지의 사진. 태극기가 한 곳도 게양되지 않은 것을 지적하자 호응하는 댓글이 400여건 올려졌다. /오영근 선임기자
(왼쪽부터) 박상돈 시장이 2017년 7월26일에 올린 페이스북 글과 사진. 나라꽃 무궁화가 관리 소홀로 고사한 것을 비판하고 있다. 박상돈 시장이 2017년 8월 15일 광복절 경축일 아침에 페이스북에 올린 천안시내 한 아파트 단지의 사진. 태극기가 한 곳도 게양되지 않은 것을 지적하자 호응하는 댓글이 400여건 올려졌다. /이재경 기자

 

박 시장이 올린 사진은 2017년 7월 26일 시내 공원에서 무궁화꽃이 해충인 진딧물에 의해 고사한 모습과 8월 15일 광복절 경축일에 시내 한 아파트 단지에 태극기가 거의 게양되어 있지 않은 모습의 사진 2장이다.

당시 박 시장은 페이스북에 각각 `일선 자치단체가 무궁화꽃 관리를 소홀히 해 안타깝다'는 의견과 `아파트 단지에 태극기가 하나도 게양이 안됐네요'라는 글을 올렸다. 박 시장이 올린 이 글과 사진에는 400여명이 호응을 하는 글을 올려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 문서의 작성자는 박 시장이 쓴 글을 그대로 올려놓고 무궁화꽃 관리 소홀 비판 글에 대해서는 “공원 내 무궁화 일제 방제, 나라꽃임으로 신경 써야 함”이라고, 태극기 게양과 관련해서는 “국군의 날, 개천절 등 국기 게양일에 태극기 게양 독려, 충절의 도시 천안 자긍심 고취”라고 대책을 제시했다.

제보자 A씨는 “`박상돈이 비판 글 올림'이란 제목과 작성자가 박 시장의 비판에 대해 대응책을 제시했다는 것만 봐도 이 글은 당시 재야 정치인이었던 박 시장을 정적으로 여겼던 구본영 전 시장측에 보고된 글임을 알 수 있다”며 “공무원들이 민간인을 사찰했다는 점에서 천안시 공직사회의 크나큰 오점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 이재경기자
silvertide@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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