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이 캡처후 대책까지 문서로 작성해 보고
제보자 “공무원이 민간인 사찰 … 공직사회 오점”
속보=3년 전에 이뤄진 박상돈 천안시장에 대한 천안시 공무원의 `페이스북 사찰'이 단발성이 아니라 장기간에 걸쳐 집요하게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충청타임즈가 입수한 추가 문서 자료에 따르면 박 시장은 본보 보도로 드러난 2017년 9월 22일 천안삼거리공원명품화사업 주민 설명회 참석 이튿날 올린 페이스북 글에 대한 사찰 외에도 7월과 8월 두 차례 올린 페이스북 글이 사찰을 당했다.
A4용지 한 장짜리 이 문서에는 박상돈 시장이 2017년 7월 26일 오후 8시45분과 같은 해 8월 15일 오전 10시 32분에 페이스북에 올린 글과 사진이 첨부돼 있다.
작성자는 이 문서의 제목으로 <박상돈이 비판 글 올림> 이라고 써놓았으며 문서에 박 시장이 당시 올린 두 장의 사진과 글을 그대로 첨부하고 천안시의 대책을 주문하는 자신의 의견을 써놓았다.
박 시장이 올린 사진은 2017년 7월 26일 시내 공원에서 무궁화꽃이 해충인 진딧물에 의해 고사한 모습과 8월 15일 광복절 경축일에 시내 한 아파트 단지에 태극기가 거의 게양되어 있지 않은 모습의 사진 2장이다.
당시 박 시장은 페이스북에 각각 `일선 자치단체가 무궁화꽃 관리를 소홀히 해 안타깝다'는 의견과 `아파트 단지에 태극기가 하나도 게양이 안됐네요'라는 글을 올렸다. 박 시장이 올린 이 글과 사진에는 400여명이 호응을 하는 글을 올려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 문서의 작성자는 박 시장이 쓴 글을 그대로 올려놓고 무궁화꽃 관리 소홀 비판 글에 대해서는 “공원 내 무궁화 일제 방제, 나라꽃임으로 신경 써야 함”이라고, 태극기 게양과 관련해서는 “국군의 날, 개천절 등 국기 게양일에 태극기 게양 독려, 충절의 도시 천안 자긍심 고취”라고 대책을 제시했다.
제보자 A씨는 “`박상돈이 비판 글 올림'이란 제목과 작성자가 박 시장의 비판에 대해 대응책을 제시했다는 것만 봐도 이 글은 당시 재야 정치인이었던 박 시장을 정적으로 여겼던 구본영 전 시장측에 보고된 글임을 알 수 있다”며 “공무원들이 민간인을 사찰했다는 점에서 천안시 공직사회의 크나큰 오점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 이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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