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나도 아내와 함께"
"다시 태어나도 아내와 함께"
  • 오세민 기자
  • 승인 2007.05.18 0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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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 아내 일으킨 윤종훈氏의 순애보
"다시 태어나도 이 사람과 결혼하고 싶어요."

말은 어눌하지만 확고하게 본인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우월순씨(66·청양군 장평면 중추리)는 남편 윤종훈씨(72)에 대한 고마움을 이렇게 표현했다.

20여년 전 부엌일을 하던 우씨는 뇌졸중으로 갑자기 쓰러져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그리고 열흘 후에 깨어났지만, 병원 측에서는 우씨가 오래 살 수 없을 거라는 판정을 내린 것.

하지만, 가족들은 희망의 끈을 놓지않고 집으로 와 지극정성으로 우씨를 돌봤다.

"병원에서는 아내가 오래 못 살 거라고 포기한 상태였고, 몸을 꼼짝도 못하고 방안에만 누워있어야 했지만, 그때는 의식을 회복한 것만으로도 감사했다"며 남편 윤씨는 눈시울을 붉히며 지난 시간을 회상했다.

그러나 지금은 비록 오른쪽은 마비된 상태지만 몸을 조금씩 움직일 수 있고 말도 떠듬떠듬 할 수 있게 됐다. 이렇게 기적처럼 다시 살아날 수 있었던 것은 농사를 지으며 궂은 집안일 모두를 도맡아 하고, 아내 우씨의 수족노릇도 마다하지 않았던 윤씨의 지극한 아내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다.

동네에서도 윤씨의 아내에 대한 헌신적인 마음은 정평이 나 있다. 또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자녀 교육을 잘 시켜 건강한 사회인으로 훌륭히 키워냈다.

힘든 일이 있을 때면 마을회관에서 동네 친구들과 술 한잔 기울이며 시름을 잊는다는 윤씨는 늘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20년 동안 아내 병수발을 해왔다.

또 이날 방문진료를 나온 청양군 보건의료원 장평보건지소 남현선 직원을 반기며 "매번 이렇게 찾아와 진료해줘서 고맙다"며 "고맙다"는 인사를 연거푸 하는 모습에서 매사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아내가 일어날 수 있을 거라는 한줄기 희망으로 가정을 꾸려나가며 힘든 세월을 견디어 낸 윤씨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이 시대에 더 없는 귀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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