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 "부모가 개학" 초등 1∼3학년 온라인 개학 전쟁
"집중!" "부모가 개학" 초등 1∼3학년 온라인 개학 전쟁
  • 뉴시스 기자
  • 승인 2020.04.20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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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저학년 원격 수업…가정·돌봄교실서 EBS 시청
'수업결손 막자' 신발장 통해 학습자료 주고 받기도

일부 부모 휴가내고 자녀지도 "전쟁터가 따로 없다"



"학습꾸러미 꺼내세요. 텔레비전에 귀 기울여 보아요."



"아이들 개학이 아니라 부모들이 개학한 것만 같아요. 전쟁이 따로 없네요. 얼른 등교했으면 좋겠어요."



초등학교 1~3학년 대상 온라인 개학이 진행된 20일 오전 학교는 학교대로, 학부모는 학부모대로 한바탕 전쟁을 치렀다. 지근거리 학급지도가 필요한 1∼3학년 온라인 개학은 '수업'과 '돌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만 했다.



광주 서구 치평초등학교 돌봄교실. 1·2학년 학생 175명 중 여건상 가정 학습이 어려워 돌봄교실을 신청한 학생 20명이 차례로 등교를 마쳤다.



교사들은 아이들의 체온을 일일이 측정한 뒤 마스크 착용상태를 점검했다. 이어 오전 9시 EBS 교육방송 1교시 수업에 맞춰 학습 준비물 등을 확인했다.



온라인 개학을 맞아 교사들은 '학습꾸러미'로 불리우는 가정학습용 교재를 만들어 각 학생의 신발장마다 주간 학습계획과 손수 만든 과제·학습자료 등을 넣어둔다.



학생과 학부모들이 일정한 시간대에 신발장에서 '학습꾸러미'를 가져가 가정에서 학습을 받는 방식이다. 코로나19가 낳은 새로운 풍속도다.



신발장을 통해 각 과제물에 대한 교사의 지도 내용도 전달된다. 이미 개학을 마친 고학년 학생들은 한달 째 '신발장 스루'를 통해 학습내용을 교사와 소통하고 있다.



돌봄교실 곳곳에서는 "안 가져왔는 데요", "왜 없어? 교과서는 갖고 왔는데", "국어·수학만 있네" 등 '학습꾸러미'에 대한 대화가 오간다.



코로나19 감염 예방 차원에서 1교시 강의는 보다 넓은 일반 교실로 옮겨 진행됐다. 1학년 학생 15명은 인솔교사를 따라 이동했다. 책상은 2m 간격을 두고 놓여져 있었다. 답답함에 마스크를 내려 쓴 아이들은 선생님의 주의를 받기도 했다.



1학년 교실에서는 EBS 강사의 지도에 따라 '상상했던 학교·선생님·친구, 그리기' 수업이 진행됐다. 돌봄 교사는 그림을 그릴 용지를 나눠 주며 "생각한 대로 그리면 돼", "자유롭게 그려보아요" 등 부연 설명을 덧붙였다.



각 반 담임 교사들은 모바일 메신저와 통화를 이용해 저학년 학생의 학부모에게 EBS 수업 참여 여부를 확인했다.



한 교사는 "온라인 개학인 만큼 부모의 적극적 관심이 필요하다. 맞벌이 가정의 경우에는 부모가 학습을 지속적으로 지도하는 것이 어려운 만큼, 돌봄교실을 통해 결손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각 가정에서 수업을 제대로 시청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온라인 개학은 확실히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학교 중앙현관에 놓인 1학년 신발장에는 ▲주간학습 안내 ▲선그리기 학습지 ▲말랑말랑 자석글자 등 가정용 학습교재 목록을 안내하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반 번호를 확인하고 신발장을 열어보세요', '다른 친구들 신발장은 열어보지 않아요!' 등 안내문도 붙어 있었다.



개학식이나 창의적 체험활동 등은 교사들이 직접 녹화한 동영상을 QR(Quick Response) 코드로 제작, '학습꾸러미' 내 학습계획자료로 배포하고 있다.



치평초 박민용 교무부장 교사는 "EBS와 별도로 교육이 필요한 내용 등은 QR코드를 활용한 교육영상을 제작, 배포하고 있다"며 "교사들도 '학습꾸러미' 등 교재 제작에 대한 고민이 많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발장을 통한 학습자료 주고받기는 학생·교사간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이다. 신발장 소독도 철저히 하고 있다"며 "학생·학부모가 동시에 몰리지 않도록 학년마다 학습자료를 주고 받는 요일을 달리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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