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기다리며
봄을 기다리며
  • 이명순 수필가
  • 승인 2020.02.18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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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의 한가운데
이명순 수필가
이명순 수필가

 

외국인 대상 한국어 수업이 모두 잠정 보류되었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이다.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집합수업이라 다양한 나라의 학생들이 참여하기에 전파력이 강하다는 바이러스는 특히 더 조심할 수밖에 없다.

방학이 끝나고 수업이 개강하기를 기다리던 학생들의 문의가 계속 이어졌지만, 언제부터 시작한다고 확답을 할 수 없는 입장이기에 나 역시 답답하다. 외국인센터나 결혼이주여성들을 대상으로 하는 다문화센터도 마찬가지다. 대상자 조사 결과 12월이나 1월 중에 중국 우한시 방문자가 없었고 기타 지역 방문자도 거의 없어 방문 수업을 시작했는데 매일 매일이 조심스러웠다.

방문 수업을 가는 가정에는 유아들이 있어서 청결에 더 신경을 써야 했다. 휴대용 손소독제를 구입해 가지고 다니며 수시로 손을 닦아야 했고 마스크 착용은 필수다. 미세먼지가 많다 해도 답답해서 마스크를 거의 착용하지 않는 편이었다. 안경을 쓰니 습기가 차 마스크 쓰기도 불편했다. 하지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을 수 없기에 구비해서 외부에 나갈 때는 꼭 쓰고 있다. 겨울이면 목이 건조해 잔기침을 자주 하는 편인데 이번에는 어디서고 기침도 크게 할 수 없으니 불편하고 힘들다. 하루 세 번 복용할 약을 네 번씩 먹으며 잔기침을 참고 이겨내야 했다.

다행히 우리 지역 내에서는 확진자가 없었는데 관내 대학가는 3월 개강을 앞두고 아직도 초비상이라고 한다. 학생들에게는 의미 있는 졸업식도 간소하게 끝내야 했고, 입학식도 잠정 연기하거나 취소할 분위기다. 긴 겨울을 보내고 희망찬 봄을 맞이하며 기쁘게 시작해야 할 모든 일들이 불안하기만 하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파력이 강해 새학기를 맞이해 중국 유학생들이 대거 들어오게 되면 일파만파로 커질까 두렵다. 반대로 중국 내에서 출국이 금지돼 한국으로 입국을 못하니 학생이 부족해 폐강이 많아질까도 염려스럽다. 이래도 저래도 걱정뿐인 요즘이다.

요즘은 매일 코로나19 관련 뉴스를 자주 보게 된다. 중국이나 동남아 지역 학생들을 마주해야 하는 직업이라 관심이 더 간다. 설날이라고 베트남, 태국 등 고향에 갔던 학생들이 돌아오는데 전처럼 만날 수도 없고 당분간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만 있으라고 신신당부해야 한다. 비자 만료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학생들은 비자 연장을 위해서라도 빨리 한국어 공부를 하고 싶다고 하는데, 그보다 더 많은 사람들은 일상생활을 자유롭게 보내지 못하고 불편을 겪고 있으니 코로나뿐 아니라 각종 바이러스 불청객이 하루라도 빨리 소멸되기를 바란다.

새해를 시작하며 불청객처럼 찾아온 코로나19 영향으로 지역 경제는 물론 나라 전체가 위축되고 식당 등 상점에는 손님도 확연히 줄었다고 한다. 질병관리본부에서 관리 및 대처를 잘하고 국민들도 너나없이 노력한 탓인지 며칠간 더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뉴스가 반갑다. 이대로 잠잠해졌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이제 곧 멀리 남쪽에서는 봄꽃 소식이 전해질 것이다. 새봄을 기다리며 코로나바이러스도 모두 사멸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을 함께 기다리련다. 모두의 마음에도 희망에 찬 밝은 소식이 새봄과 함께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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