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하고 충분한 지원을…
신속하고 충분한 지원을…
  • 이재경 기자
  • 승인 2020.02.03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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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재경 국장(천안)
이재경 국장(천안)

 

온천 관광지로 유명한 충남 아산지역 도심 상권이 휘청거리고 있다. 물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때문이다.

지난달 31일과 1일 두 차례에 걸쳐 중국 우한에 체류하던 교민 500여명이 아산시 소재 경찰인재개발원에 입소하면서 갑자기 식당가와 목욕탕, 숙박업소 등이 한산해 졌다. 감염을 우려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긴 탓이다.

실제 온천관광지 도심의 한 호텔은 2월 첫 주 객실 예약이 80여 건이나 취소됐다. 또 다른 호텔 역시 50여 건의 예약이 취소됐다. 한 호텔 관계자는 “우한 폐렴 발생 초기인 지난달 하순에 조금씩 예약 물량이 취소되더니 교민들이 아산에 도착한 이후부터 갑자기 취소 건수가 급증했다”고 말했다.

최대 성수기를 맞은 도심 온천탕에도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특히 지난 주말 이틀간 대중 온천탕을 찾은 외지인 관광객은 평소의 1/4 수준에 불과하다.

온양온천은 수도권 전철이 연결돼 있기 때문에 평소 서울과 경기 지역의 어르신들이 무료로 전철을 타고 도착해 늘 온천욕을 즐기는 곳으로 항상 온천탕이 밀집된 온양온천역 주변은 외지인의 발길로 북적였다. 하지만, 지난주 우한 교민들이 아산에 도착하면서 지역 상권이 된서리를 맞고 있다.

영업에 직격탄을 맞은 상인들은 이만저만 불만이 아니다. 온천탕에 인접한 식당을 경영하고 있는 A씨는 “우한 교민들이 온천이 있는 도심지역과 전혀 무관하고 거리가 먼 외곽지역에 머무르고 있는데도 도시 전체 상권이 타격을 받고 있다”며 “이런 경우를 예상해 정부가 미국처럼 교민들을 지역 상권과 무관한 군부대 등에 수용했어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이러스 청정지역으로 의심치 않았던 국내 최대 관광지 제주에도 비상이 걸렸다. 제주 관광 후 중국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중국인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지난달 21일부터 26일까지 제주에 머물렀던 이 중국인은 면세점과 관광지 11곳을 방문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뉴스가 전파를 타자 곧바로 제주와 서귀포 등지 관광호텔의 예약이 대거 취소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관광객들만 바라보며 사는 지역 상권은 그야말로 `멘붕'에 빠졌다. 사태의 심각성은 정부가 당장 제주의 무비자 입국 허용을 4일부터 중단한 것만 봐도 알수 있다. 지역 상권 역시 초토화 직전이다. 이미 지난주 제주를 찾은 내외국인 관광객 수는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었다. 여기에다 중국인 관광객의 감염사실이 알려지면서 상인들은 관광객의 발길이 끊길 것을 예상하며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관광지에만 국한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바이러스가 침 방울에 의해 옮겨진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비활동이 크게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자영업자들이 가장 많이 분포해 있는 음식업종의 경우 타격이 큰 상황이다. 유통업계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일요일 서울의 유명 백화점과 대형마트, 전통시장 등은 평소보다 절반에서 최고 90%까지 고객이 급감해 어떤 곳은 고객보다 점원이 많은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2일 대책 회의에서 기획재정부 등 관련 부처에 소상공인, 관광업계에 대한 지원 대책의 수립을 지시했다. 이틀 전 금융권의 소상공인 지원 계획 발표에 이어 소상공인들에게는 단비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중소벤처기업부가 3일 관련 소상공인 업계에 200억원 규모의 경영안정자금 지원과 1000억원 규모의 특례보증요율 인하에 나섰다. 방역 다음으로 중요한 우리 경제 지키기. 보다 신속하고 충분한 지원이 이뤄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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