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설 민심 `차분'… 총선은 남의 일
충북 설 민심 `차분'… 총선은 남의 일
  • 석재동 기자
  • 승인 2020.01.27 20: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짧은 연휴 속 집 밖 얘기보다 가족 안부 초점
선거철 틀에 박힌 장보기·귀성인사엔 쓴소리
첨부용. /사진=뉴시스
첨부용. /사진=뉴시스

 

충북지역 설날 밥상머리 민심은 차분했다. 집 밖 얘기보다는 가족들의 안부를 살피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설 민심을 가를 중요한 이슈가 될 것으로 보였던 4·15총선 선거 전망은 설 명절 밥상머리 이슈로 떠오르지 못했다.

올해 설날 연휴는 나흘밖에 되지 않은 탓에 모든 만남과 교류도 짧고, 아쉽기만 했다.

설날 밥상머리에서의 화두는 대부분 가족들의 안부를 묻는 것으로 시작해 먹고사는 문제로 마무리됐다. 명절 때마다 각 가정에서 문제가 됐던 아무리 가족이라도 상대방을 불쾌하게 하는 `취직은 했냐', `결혼은 했냐' 등의 질문은 피하는 게 명절예절로 자리 잡은 듯 했다.

고향인 충남 예산을 다녀왔다는 한모씨(53·청주시·자영업)는 “명절기간 동안 형제끼리도 상대방이 불편해할 수 있는 말은 가려가면서 덕담을 나누고 조카들의 진로를 함께 걱정한 게 전부였다. 가깝게 지내는 이웃들의 명절도 대부분 나와 비슷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라고 명절 후기를 전했다.

설 밥상머리에 총선이 오르지 않았냐는 질문엔 “나이 50줄에 접어들면 나부터도 남의 얘기에 흔들리지 않고 소신껏 투표하는데 누가 누구에게 총선 얘기를 할 수 있겠냐”라며 “자기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정치인들이 쏟아내는 정국과 총선 전망에 귀 기울이는 사람도 얼마나 있겠느냐”고 쓴소리를 했다.

진로를 고민하는 자녀를 둔 가정의 명절은 축하와 안타까움이 교차했다. 직장인 임모씨(50·청주시)는 “하나 있는 딸아이가 타지에 있는 대학에 입학해 이것저것 준비할 것이 많다”며 “가족들로부터 많은 축하는 받았지만, 대학을 졸업한 지 1년이 넘은 조카가 아직 취직을 못 한 것을 보면 남의 일 같지가 않다”고 안타까워했다.

정치 얘기는 가족이 아닌 친구들을 만난 자리에서 안줏거리가 됐다.

직장인 유모씨(51·청주시)는 “명절 전날 경기, 강원 등 외지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친구들은 만나 오랜만에 회포를 풀었는데 대부분은 먹고사는 문제가 주로 오갔지만, 그 중간에 총선 얘기도 꽤 오랫동안 했다”며 “오랜만에 만난만큼 추억을 빼곤 공통화제를 찾기 어려운 탓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총선 얘기 중 친구들에게 가장 호응을 얻은 말은 정치인들이 선거철이면 으레 해오던 대로 전통시장 장보기와 귀성인사 등 틀에 박힌듯한 선거운동을 할 뿐 유권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참신한 선거운동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석재동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