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유' 법정스님 생애 어떤 글 남겼을까
`무소유' 법정스님 생애 어떤 글 남겼을까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9.12.05 1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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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신문사 10주기 추모집 `낡은 옷을 벗어라' 출간
68편 미출간 원고 수록 … 비판·대안 제시 글 수두룩

 

“입시에서의 실패! 단순히 이것만이라면, 누구나 쉽게 경험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 실패를 가지고 자기 인생을 어떻게 개발시켰던 가에 문제는 있는 것입니다. 롤랑은 뒷날 그의 회상록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오늘 나는 그 일로 해서 조금도 후회하지는 않는다. 나는 보다 성숙하여 입학했으니까. 그리고 셰익스피어와 위고로 인해서 놓쳐버린 시기를 나는 내 인생을 위해 벌었던 것이다.'”(낡은 옷을 벗어라 본문 19쪽`너는 성장하고 있다' 중에서)

법정스님 원적 10주기를 맞아 미출간 원고 68편을 수록한 추모집 `낡은 옷을 벗어라'(저자 법정·불교신문사·312쪽·1만6500원)가 출간됐다.

`무소유'의 가르침으로 `맑고 향기로운 세상'을 만들어 가려 했던 우리 시대의 큰 스승이었던 법정스님(1932~2010년)의 원고 68편이 원적 10주기 추모집으로 우리 곁을 찾았다.

이번 책은 법정스님이 1963년부터 1977년까지 불교신문에 게재한 원고를 모은 것으로 그동안 스님 명의로 출간된 바가 없어 사상적 추이를 살필 수 있는 소중한 자료다.

법정스님은 당시 불교신문 주필과 논설위원을 맡으며 불교포교를 위해 다양한 글을 지면에 게재했다. 스님은 법정스님이라는 이름 이외에도 `소소산인', `청안'이라는 필명으로도 다양한 글을 실어왔다.

이번에 발간된 도서는 불교신문이 지난 2010년 법정스님이 원적한 뒤 1년 후 스님의 가르침을 조명하기 위해 당시 전략기획부가 불교신문 영인본을 조사하며 찾아낸 원고다. 원래 법정스님의 유지에 따라 절판하려 했으나 스님의 가르침을 연구하는 차원에서 (사)맑고 향기롭게의 협조를 받아 출간하게 됐다.

68편의 원고를 분류해 11개 영역으로 나눠 신문에 실린 제목을 그대로 실었고 일부는 새로 제목을 달았으며 원고 끝에 게재 일을 표기해 글을 쓸 때 당시를 알 수 있도록 했다.

출가 초기 시절 법정스님이 역경사업을 하며 쓴 설화를 비롯해 문학적 감수성이 넘치는 시, 냉철한 이성과 판단력으로 불교의 낡고 해묵고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들을 칼날같이 비판하며 대안을 제시하는 논단과 칼럼이 수두룩하다.

`어진 사슴', `조용한 사람들', `겁쟁이들', `저승의 선물' 등으로 쓰여진 설화에는 경전에 근거한 비유를 인용해 불교의 가르침을 전하는 글들이 들어 있다. `구도자'라는 설화는 스님이 창작한 설화로 중국 선종사 초조인 달마스님과 혜가스님의 이야기를 극적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불교신문사 사장 정호스님은 “법정스님의 가르침을 계승하는 차원에서 `맑고 향기롭게'의 승인 하에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며 “책에 대한 수익금은 불교포교와 (사)맑고 향기롭게의 장학기금으로 활용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금란기자
silk8015@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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