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엎친데 해충 덮쳐” 충북농가 이중고
“폭염 엎친데 해충 덮쳐” 충북농가 이중고
  • 이형모 기자
  • 승인 2019.08.11 2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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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노린재 창궐 … 친환경 농법 논 1만1000㏊ 피해 집계
폭염에 꿀벌 잡아먹는 등검은말벌 기승 … 양봉농가 비상
진딧물·온실가루이·나방류도 극성 … 지속적 방제 당부
첨부용. 먹노린재가 벼 잎에 붙어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첨부용. 먹노린재가 벼 잎에 붙어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폭염이 지속하면서 충북지역 농작물에 해충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거의 모든 작물에서 해충이 나타나면서 농민들이 방제에 애를 먹고 있다.

11일 충북지역 농가에 따르면 하우스 작물의 경우 진딧물과 온실가루이, 총채벌레 등이 발생하고 있다.

고추 등 밭작물에서는 진딧물이, 과수는 나방류와 노린재 등이 농민들을 괴롭히고 있다.

5월부터 일찍 찾아온 고온과 장마가 끝난 뒤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게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청주시 오창읍에서 감자농사를 짓고 있는 김모씨는 “올해는 날씨가 너무 일찍 더워져서 그런지 진딧물이 말도 못하게 많이 생겼다”며 “이게 주로 잎 뒷면에 붙어서 약을 쳐도 잘 죽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사과 과수원에도 짓딧물때문에 농민들이 방재에 애를 먹고 있다.

7월 과일 관측정보에 의하면 충주의 과수원에서 진딧물이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방제가 우선이다”며 “살충제를 사용할 경우에는 계통이 다른 약제를 교차 살포해야 효과적”이라고 조언한다.

친환경 농법으로 벼농사를 짓는 논에는 먹노린재가 출현해 농민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먹노린재는 관행농법에 비해 상대적으로 방제용 친환경 약제가 부족한 친환경 벼 재배지를 중심으로 발생이 급격히 늘어 농가에 피해를 주고 있다.

실제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먹노린재 피해면적은 지난 2017년 3273㏊에서 지난해 3만2779㏊로 10배 이상 늘었다. 올해도 이미 1만1000ha의 논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양봉농가는 말벌 때문에 골치를 썩이고 있다.

폭염에 말벌이 기승을 부리고 있고 특히 등검은말벌 등 외래종 말벌에 대한 농가 걱정이 크다.

등검은말벌은 공격성이 토종 말벌보다 2배로 강해 사람이 쏘이게 되면 자칫 목숨을 잃을 수 있을 정도로 치명적이다.

더욱이 번식력도 강하고 꿀벌을 잡아 애벌레의 먹이로 주기 때문에 생태계 위해성 2급 종으로 지정돼 있다.

2016년 국내에서 첫 발생한 외래 해충인 `작은벌집 딱정벌레'도 양봉농가에 경계 대상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200군 이상 사육하는 양봉농가 1783곳을 조사한 결과 등검은말벌 출현율이 91.6%에 달할 정도로 우리나라 전역으로 확산했다.

한 양봉 농민은 “양봉장을 수시로 돌아다니면서 등검은말벌이 발견되는 대로 잡고 있다”며 “하지만 8월 중순부턴 등검은말벌이 본격적인 피해를 주기 시작할 텐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형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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